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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선이 미중 대리전?…“후보들, 구체적인 비전 제시해야”“사드로 韓서 벌어지는 힘겨루기, 조선말 한반도와 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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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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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8  18:35:30
수정 2017.03.18  18:4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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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 배치를 놓고 남한을 무대로 군사, 경제적으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으나 남측은 적절히 대응치 못하고 있다. 이는 조선 말기 외세가 한반도를 유린하던 상황을 연상케 한다. 한국은 대통령이 파면돼 대선에 돌입한 상태이고 대선 후보들이 사드에 대해 찬반 태도를 드러내면서 외세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조선말 외세를 등에 업고 권력투쟁이 벌어진 것과 차이가 있다 해도 외견상 내부 분열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부딪히는 한반도 정책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한국 대선에서 자국의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유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꼴이다. 한국 대선이 외세의 각축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 대선이 미국, 중국의 대리전이 되어서는 안 된다.

미국과 중국은 사드를 놓고 서로 직접 협상하거나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상대로 간접적인 대결을 벌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은 미국 쪽에 기울어 있다. 대통령 대행체제인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배치되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국방부 등 안보부처는 앞장서 뛰는 모습이다. 중국이 한국에 대해 한류, 관광, 경제 분야 등에서 노골적으로 보복조치를 취하지만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하는 조치는 아니다’면서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 실종의 상태다.

   
▲ 17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중국의 무차별적 사드보복 중단 촉구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호석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국 언론은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 기업과 경제가 입을 타격보다는 중국의 조치가 부적절하다는 식의 보도에 치중하면서 중국의 사드에 대한 태도가 부당하다는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나 중국 관광 관련 국내 산업은 발을 동동 구르지만 한국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지 큰 소리는 내지 않고 있다. 이런 모습은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현지 진출 기업들이 당했던 그런 모습과 흡사하다. 중국과 북한에 진출했거나 관련 사업을 편 것에 대한 책임이 일차적으로 기업에 있지 않나 하는 보수적 여론이 득세하는 형국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구실삼은 미국이 사드 등 첨단 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하지만 한국 정부는 전적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태도를 보인다. 한미동맹이 과거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한국 안보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는 안보를 위해 경제, 한류 등이 손해를 보는 것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 하는 논리를 함축하고 있다.

한반도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외세 가운데 미국이 가장 강력한 것은 사실이다. 미국은 중국보다 한 해 국방예산이 4배가 넘고 핵무기만 해도 7천 여발을 실전에 사용할 수 있지만 중국은 2백 여발에 불과하다. 미국은 중국에 비해 월등한 군사, 경제력을 앞세워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고 사드가 바로 그 일환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험성을 빌미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순환배치 방침에 의해 미군 군사력을 한반도에 원하는 만큼 배치하는 등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 위세로 공세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등이 이에 반발하지만 깔아뭉개는 식이다.

미국은 한국 대통령이 파면된 비정상적인 상황이지만 한미 군사동맹관계는 정권에 관계없이 굳건하다면서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서 동시에 최신형 무인공격기 그레이이글(MQ-1C) 중대를 한국에 배치하는 것을 공식화했다. 중국의 사드 반발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 뿐 아니다.

   
▲ 주한미군사령부가 7일 오전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의 일부가 지난 6일 한국에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또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발사대 2기가 포함된 사드 일부 포대가 미군 수송기 1대를 통해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미국은 한미군사훈련을 실시하면서 항공모함은 물론 북한 최고 지도부 제거 훈련을 한다고 발표,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이런 판국에 한국에 대해 한·미 FTA가 미국에 불리하다면서 그 개정을 공식화하는 등 경제적 공세를 취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로버트 라이시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내정자가 한국과 멕시코를 미국의 교역국 가운데 대표적인 흑자국으로 지목, 한·미 FTA가 위기에 빠지면서 미국이 재협상하거나 폐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사드에 대해 중국은 한류, 관광, 중국 진출 한국 기업 등을 상대로 보복 조치의 수위를 점차 높이는 방식으로 한국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는 중국 안보를 위협한다면서 사드가 배치되면 군사적 타격 대상이 될 것이고 러시아와 공동 대응을 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북한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한미일 군사 연합체계에 맞선 중‧러‧북한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 동북아가 냉전시대의 구도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중국이 사드에 대해 강력 반발하는 것은 한미 군사동맹의 한 축으로 약한 고리인 한국에 타격을 가해 한미 공조 체제를 변형 또는 약화시키려는 속셈으로 읽힌다. 이는 한국 대선이후에도 상당기간 중국의 한국에 대한 보복이 지속될 가능성을 전망케 한다. 중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존속되는 한 제2, 제3의 사드 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한국 내에서 이 조약에 대한 개폐 주장이 제기될 때까지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대 중국 교역이 전체의 1/4에 달할 만큼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긴밀해져 중국의 경제 보복에 속수무책인 취약점을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보듯 그에 대한 대비는 전무하다. 전통적인 한미군사동맹의 틀 속에 안주하면서 변화된 동북아 상황 대비에 눈을 감았던 것이다. 중국은 ‘북한 핵은 북미간 문제’이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미국에 비해 장난감 수준’이라면서 북에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라고 하고 미국과 한국에 대해서는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촉구한다.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반대를 위한 '3·18 소성리 범국민 대회'가 18일 오후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열렸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연합 회원 등 3000여 명이 평화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사드와 함께 남한에 배치되는 드론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미국이 제 안방에 설치하듯 한 것으로, 이런 사태는 이 조약이 살아 있는 한 반복될 것이다. 중국이 이번에 강력 반발하는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남측의 이에 대한 반대 운동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부각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즉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불평등한 한미군사 동맹 개폐를 주장해야 하는 것이 걸맞다. 중국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해야 한다. 즉 주한 대사관 앞에 가서는 정전협정 서명국으로 평화협정 전환을 위해 노력할 것과 중국이 북한의 우주탐색 위성 발사와 자위적 군비는 유엔제재에서 제외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할 일이다. 우주 탐색을 막는 것은 한 국가의 미래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과 같다.

오늘날 북한의 핵, 미사일과 함께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 등이 과거와는 양상이 다르다는 점에서 남측 각 분야의 각성이 요구된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야권이나 시민운동 단체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대해 침묵하거나 경시하는 것을 기이하게 볼 것이고 이는 그들의 오판을 부를 염려가 있다. 문제의 핵심을 짚어야 그 해결의 길이 보인다.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한미간의 불평등한 군사관계의 개선이 시급하다. 중국도 정전협정 당사국으로 평화협정 전환이 안 된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한국 대선에서 외세가 주요 변수가 되는 참극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대선 후보들의 정확한 정책과 비전 제시가 필요하고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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