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JTBC 취재차량이 들어서자 극도로 흥분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를 막기 위해 바닥에 드러누워 "나를 밟고 지나가라"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친박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앞에서 매일 집회를 열고 있어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자택 바로 앞에는 삼릉초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13일 삼릉초교는 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을 통해 “최근 학교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들로 인해 우리 학교 어린이들이 등‧하교 시 안전이 우려되는 바 이에 유의해야 할 부분들에 대한 안내를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학교 측이 가정에 전달한 유의사항은 “당분간 등‧하교는 후문으로 하지 않고, 정문으로만 통행하기”, “하교 후 행선지와 안전 상황을 부모님과 연락 유지하기(곧바로 귀가하기)”, “등‧하교 시 교통안전에 유의하기”, “하교 후 운동장에서 놀지 않기”, “방과 후 또는 휴일에 후문 근처에서 돌아다니거나 놀지 않기”, “낯선 사람을 따라가거나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기” 등이다.

일부 친박단체는 삼성동 자택 앞에 4개월간 집회 신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14일 SNS에 삼릉초교 주변 거주자를 찾는 긴급 호소문을 올렸다.

이 의원은 “친박단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집 앞 4개월간 집회 신청을 강남서에 제출했는데 제가 소병훈 행안위원과 상의해 소 의원이 경찰청에 불허요청(했다)”고 전하며 경찰 회신 결과, 집회를 불허 하려면 주변 주택가 거주자나 학교 관리자의 불허 요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주변 거주자들에게 강남서에 집회 불허 신청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

경찰은 이 의원의 집회 불허 요청에 대해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되는 것으로 법률에 의하여 엄격한 요건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면서 “현재 거주자 또는 관리자의 요청이 없어 경찰이 임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에 대해 집회‧시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후 사저 주변 거주자 또는 삼릉초등학교 관리자의 요청이 있다면 집회‧시위 금지 여부를 관련 법률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이 올린 게시물을 접한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강남교육청도 삼릉초 옆에 있습니다. 교육청 민원도 방법입니다. 그 뒤에는 중학교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두 명이 삼릉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걱정이네요”, “삼성동 주변 사시는 분들 협조 바랍니다”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편, <한국일보>에 따르면, 삼릉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집회신고 장소가 학교 주변 지역으로서 집회 또는 시위로 학습권을 뚜렷이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집회 및 시위를 제한할 수 있다(집시법 8조)’는 법 조항을 근거로 15일 강남경찰서에 “학교 인근 집회 신고를 철회해달라”는 탄원서를 낼 계획이다.

탄원서에 서명할 계획이라는 한 학부모는 “지지단체에서 앞으로 한 달간 집회를 신고해놨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며 “이 상태로 어떻게 한 달을 지낼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