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집에 도착한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집 앞에 자유한국당 조원진, 윤상현, 최경환 의원등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택 복귀 직후 자유한국당 친박의원들이 일명 ‘삼성동 사저 라인업’을 구성하고 박 전 대통령을 돕기로 해 13일 논란이 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서청원‧최경환 의원은 총괄 업무를, 윤상현‧조원진‧이우현 의원은 정무, 김진태 의원은 법률, 박대출 의원은 수행 업무, 민경욱 의원은 대변인을 맡아 박 전 대통령을 돕기로 했다.

‘삼성동 8인’은 전날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으로 복귀했던 당시에도 마중 나온 의원들이다.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사실상 헌재 불복을 시사한 가운데 공당인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계속 박 전 대통령을 돕기로 한 것이다.

조원진 의원은 오전 박 전 대통령을 면담한 후 상태를 언론에 알렸고 김진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이후로 수사를 연기하라고 주장했다.

퇴거 당시 동행했던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도 계속 보좌할 예정이며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도 삼성동 사저 경호팀에 합류해 지근거리에서 보좌한다. 이 행정관은 ‘비선의료‧차명폰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이날 오후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린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파면 당한지 3일 만에 매머드급 ‘사저 라인업’을 구축하고 사실상의 정치 재개에 나섰다는 언론보도는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대선 이후로 미루어야 한다’는 김진태 의원의 기자회견은 개인적 주장이 아니라 박 전 대통령측의 공식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은 “결국 향후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대국민 투쟁 선언이면서, 헌재의 탄핵인용 결정에 절대 승복할 수 없다는 강력한 불복 표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통해 자신의 안위를 모색하고 있다면 즉각 중단하라”며 “헌재의 탄핵심판에 깨끗이 승복하고 검찰 조사에 당당히 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혜영 “‘통합진보당 해산’까지 해놓고 반헌법적 책동이라니..자유한국당 입장 밝혀라”

국민의당은 “‘폐위된 여왕’의 비서직을 원한다면 국회의원직을 그만두라”고 8인 의원들을 비판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헌재 결정에 대해 승복하고 국민 통합에 나서지는 못할 망정 사실상 ‘불복의 재’를 뿌리고 있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또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는 헌법 제46조 제2항을 지적하며 이 대변인은 “피의자인 ‘전 대통령’의 비서를 자처하며 국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과연 국익을 우선하는 일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 대변인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국정농단 피의자를 위해 무엇을 총괄하고, 어떤 정무 보좌를 하며, 무엇을 대변하겠다는 말인지 당황스럽기 그지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고 의리를 지키는 것은 ‘범죄조직’에서나 있는 일”이라며 “헌법기관으로서 최소한의 본분과 자존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유권자에 대한 배신이고 국회의원직에 대한 모독이며 체제부정을 세력화하는 반헌법적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원 의원은 “과거 박근혜 정권은 통합진보당을 위헌정당으로 규정해 해산시킨 바 있다”며 “헌재결정에 불복하는 전직 대통령을 옹위하여 세력을 유지하려는 시도 역시 명백한 반헌법적 행위인 만큼, 이들이 속한 자유한국당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