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들어서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청와대가 문서 파기, PC포맷‧디가우징 작업을 하고 있을 것 같다”며 “황교안 권한대행은 당장 손을 댈 수 없게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청와대에서는 차기 대통령이 결정되면 두달동안 각종 서류 문서를 파기하고 메인서버 PC를 전부 다 포맷하고 디가우징 해서 완전 깡통으로 만들어놓는 작업을 한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박근혜정부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 출신 조 의원은 “지금도 아마 그런 작업을 하고 있지 않겠나 싶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청와대 근무했던 사람들이 구속됐고 대통령은 뇌물 등의 피의자로 돼 있는 상황”이라며 “청와대 자체가 범행장소”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지금이라도 당장 황교안 대행이 청와대에 그런 식으로 하면 대통령 기록물 관리법 위반이 되거나 형법상 증거인멸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걸 주지시키고 손을 댈 수 없도록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 선고 사흘째 되는 날 퇴거하면서 삼성동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삼성동 사저를 진지로 해서 끝까지 농성하고 투쟁하겠다, 또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응할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지지층의 결집과 궐기를 촉구하는 걸로밖에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퇴거 장면을 해석했다.

또 그는 “수백명 지지자들이 아침부터 사저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있었다”며 “언론도 모르는 연락을 받고 대기를 한 것이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조 의원은 “어버이연합 지원을 의심 받는 허현준 청와대 행정관이 메시지를 보내고 SNS에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고 올렸다”며 “친박집회 주도자들과 일정 연결고리가 있는 걸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전날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는 탄핵반대 친박집회를 주도해온 정광용 박사모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퇴거를 앞둔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에 정광용(흰색 셔츠) 박사모 회장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 의원은 “친박단체들이 향후 40일 동안 삼성동 사저 앞에서 집회신고를 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사저 문을 걸어 잠그고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검찰이 부득이하게 체포영장을 가지고 소환조사를 하려 해도 수백명이 태극기를 들고 막으면 난감한 상황이 아니겠나”라고 우려했다.

박 전 대통령 4년에 대해선 조 의원은 “비선실세, 문고리, 황교안 권한대행을 비롯해 무능하거나 소명의식 없는 사람들에 둘러쌓여 4년 동안 벌거벗은 임금님 노릇을 했다”고 혹평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 자유한국당 조원진, 윤상현, 박대출, 최경환 의원등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