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전 헌재의 탄핵 인용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사저로 관계자들이 물품을 옮기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인용 선고로 즉시 대통령 직을 상실 청와대 출입도 불가능한 신분이 됐다. 즉시 관저를 비워줘야 하지만 사저의 난방시설과 경호시설 미비등의 이유로 관저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자연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 보일러 보수’ 등을 이유로 관저에서 퇴거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증거 인멸 개연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10일 밤 JTBC ‘특집토론-탄핵심판 이후 대한민국, 어디로 갈까’에 출연해 “11일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말과 행동 보일지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범위를 넘어갈 수 있다는 걱정을 한다”면서 이같이 우려했다.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헌재 결정을 예측 못했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며 “기각, 인용 둘 중 하나인데 (헌재 선고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기에 당연히 입장 발표에 대해 생각해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10일 하루 종일 입장이 안 나왔고 ‘오늘은 입장 발표가 없다’고까지 한 것을 보면 박 대통령이 헌재의 결정, 판단을 안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 전 장관은 “법적으로 불복 절차가 없으니 승복을 안 할 수는 없는데 내면으로 못 받아들이고 있는 그런 상황 같다”며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정두언 전 의원은 “김종필 전 총리가 박 대통령은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박 대통령은 기각될 것이라고 굴뚝같이 믿고 있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국민들은 굉장히 또 동정심이 일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것은 헌재 결정을 인정‧사과하고 거부하는 사람들을 다독이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라고 승복 선언을 촉구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촌형부인 김종필 전 총리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5천만 국민이 달려들어 하야하라고 해도 절대 내려오지 않을 사람”이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나쁜 점만 물려받았다고 보면 된다. 그 고집을 꺾을 사람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종범 수첩 39권’이 나중에 청와대에서 나왔는데 제일 안전할 것 같아서 청와대에 뒀다더라”며 “청와대가 특검의 압수수색을 거부했을 이유를 간접적으로 해명한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아직도 청와대 내부에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가 많을 것”이라며 “탄핵 이후이기에 신속하게 청와대 압수수색을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유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은 그거 다 처리하고 나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래서 국민들의 의혹이 있다”며 “정서적으로 못 받아들인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끝까지 기각될 것을 믿고 있다가 인용이 되어 지금 여러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없애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를 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그럴 개연성이 거의 높다”고 동의했고 박 의원은 “그런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확실하게 이유를 밝히고 언제까지 나가겠다고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탄핵 인용을 결정한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로 청와대 직원들이 '한아세안 6030 8대 (A급) '이라고 쓴 박스를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