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 및 계엄령 선포 촉구 집회'에 참석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계엄령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독립유공자 단체인 광복회가 친박단체들의 무분별한 태극기 사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광복회는 27일 ‘3‧1절! 태극기의 의미’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신성한 태극기의 흰 바탕에 구호를 새겨놓거나 태극문양 위에 리본 문양을 그려 넣은 것은 태극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리본을 태극기에 매고 시위에 참가하는 행위, 처음부터 태극기를 시위도구로 사용하는 행위, 태극기봉을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 재판정에서 난데없이 태극기를 펼쳐드는 기행 등 일련의 행동들은 모두 근본적으로 태극기의 신성함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선열들이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태극기에는 그분들의 나라사랑과 숭고한 희생정신이 담겨져 있다”며 “그런 태극기가 특정이익을 실현하려는 시위도구로 사용된다면, 태극기를 소중히 여기셨던 선열들에 대한 예의도, 도리도 결코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한 나라의 국기는 온 나라 구성원들의 화합과 단결을 상징한다”며 “이런 기본 정신을 무시하고 국민 분열을 야기 시키는 데 태극기가 사용되는 것은 아무리 장광설을 늘어놓아도 우리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박유철 광복회장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독립선언을 한 3‧1절에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것은 우리 스스로 국격을 떨어트리고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일제의 총칼 앞에 무참히 산화하신 3.1독립운동 선열들이 통탄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 18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광복회의 이 같은 우려에 네티즌들도 공감을 표하며 “태극기 이미지 너무 더러워짐 ㅠ.ㅠ”, “맞아요. 신성한 태극기는 빼고 차라리 미국기만 들고 하던가”, “태극기를 범죄자 옹호하는데 쓰는 게 말이 되나”, “태극기가 범죄자 옹호 하는데 사용되고 있다는 게 분통 터진다”, “완전 공감입니다. 이제 태극기 보기도 싫어져요. 이거 큰 문제 아닐까요?”, “늦은감은 있지만 광복회의 성명이 너무나 반갑습니다. 조국의 미래에 대해 좀 더 함께 걱정하고 힘을 모아야 합니다”, “언론에서도 ‘태극기 집회’란 단어 사용하면 안 된다”, “저들 때문에 경건해야 할 태극기가 어느 순간 소름 돋는 상징이 되었다”고 개탄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3.1절에 태극기를 달지 않겠다는 반응도 보였다. 아이디 ‘우리나라**’는 “3.1절에 처음으로 태극기를 달지 않겠다”며 “태극기 달면 지들 편인 줄 알고 집회 인원으로 포함시킬까봐 태극기 이번 3.1절에는 패스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 ‘hy**’는 “태극기에 대해 거부감이 든다. 대한민국이란 내 나라가 마치 조롱당하고 능욕 당한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인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