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하 의원은 이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란 문구가 새겨진 새 기념시계를 제작한 것을 두고 “국가 불행을 기념하는 시계냐”며 비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라는 글자가 찍힌 기념시계를 만들어 배포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서울경제에 따르면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23일 “권한대행 업무를 시작하고 나서 기념시계를 만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 기념시계는 따로 있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새롭게 제작했다는 게 관가의 설명이라는 것이다.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권한대행 업무를 시작하고 각계 인사를 만나거나 사회복지시설·군부대 등을 방문할 때 기념용으로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서울경제는 전했다.

황 권한대행의 기념시계는 인터넷 중고품 거래사이트인 ‘중고나라’ 홈페이지에 2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주식갤러리에는 “판매중 [상품거래] 황교안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시계, 상품가격 200,000원, 판매자와 직접 연락하세요”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시계 인증샷 사진이 올라왔다.

▲ <사진출처=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

앞서 지난해 11월 최순실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김병준 국민대 교수 신임 국무총리 내정’을 발표하면서 발표 당일 황 총리에게 ‘교체 사실’을 문자로 통보했다. ‘문자 해고’를 당한 것이다. 그러나 국회가 김병준 교수를 거부하면서 황 총리는 총리직에 그대로 머물 수 있었다.

‘황교안 시계’에 대해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가 불행을 기념하는 시계를 만든다는 발상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난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하 의원은 “이것은 대통령 탄핵 소추를 기념하는 의미”라며 “황 대행은 대통령에게 인간적인 도리가 있다면 이런 시계를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 의원은 “황 대행은 특검 연장을 거부하려고 한다”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철저히 밝히고, 뿌리 뽑아야 한다는 국민 열망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황 대행은 대통령 놀이를 즉각 중단하고 민생을 돌보고, 특검 연장을 승인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황 대행측은 오전 해명자료를 내고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라는 명칭은 공식직함이며 각종 공문서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행측은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라는 명칭은 공문서, 훈·포장 증서, 임명장, 외교문서 등에 사용되고 있다”며 “또 각종 중요 행사 경조사시 화한·조화·축전 등에도 동일 직함을 사용한다”고 해명했다.

SNS에서는 “참 가지가지 하네요. 박근혜 게이트에 자유롭지 못한 인간이 권한대행도 웃기는 일인데 이젠 행세까지”, “팔자에 대통령권한대행 씩이나 하니 얼마나 기뻤을까나? 특검연장이나 하라”, “진짜 이거 탄핵해야하는 거 아닌가? 대통령권한대행이 뭐가 자랑거리라고 시계에 새기나”, “별 짓 다하네, 권한대행은 직함도 아닌데 기념 시계까지 만들다니”, “내각 책임자가 내각이 유린되어도 개판인 것이 무슨 낯을 들고 나데나”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