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기일에서 청구인, 피청구인 측 대리인단 출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여권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하야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헌법학자인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지봉 교수는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결정 전에 하야하더라도 헌재는 ‘심판청구이익의 예외’를 적용해 최종결정을 선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봉 교수는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헌재의 탄핵결정 전에 하야를 해버리면 ‘심판청구의 이익’이 없어지게 되어서 헌재는 탄핵심판의 진행을 종료할 수 있게 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헌재는 이미 많은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심판청구이익의 예외’를 여러 차례 지시하고 적용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헌법재판의 ‘심판청구의 이익’은 ‘헌재의 인용(위헌)결정으로 청구인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 탄핵심판에서 ‘심판청구의 이익’은 ‘대통령의 파면’이다.

‘심판청구이익의 예외’는 “위헌행위가 장래에 반복될 위험이 있고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해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경우”에 해당하면 심판청구의 이익이 없어도 끝까지 절차를 진행해 최종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게 임지봉 교수의 설명이다.

임 교수는 “지금의 대통령 탄핵사건이야말로 헌재 스스로가 밝힌 ‘심판청구이익의 예외’에 정확하게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장래의 대통령들도 위헌행위를 하고 탄핵소추 될 수 있으니 ‘위헌행위가 장래에 반복될 위험’이 있는 것이고 대통령의 중대한 위헌‧위법행위를 탄핵결정을 통해 단죄하는 것이야말로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해 긴요’ 하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경우’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헌재 재판관들도 이 사건의 중대성을 분명히 인식, 국회 탄핵소추 의결 이후부터 다른 모든 사건의 심리를 중단하고 대통령 탄핵사건의 심리에만 매달리고 있으며 지금 며칠 후면 공개변론을 종결하고 평의를 거쳐 최종결정을 선고할 시점에 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헌재가 대통령이 하야했다고 해서 탄핵심판을 종료하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는 한편, 임지봉 교수는 박 대통령이 자진 하야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대통령이 하야하는 순간, 대통령은 ‘재직 중’인 대통령이 아니게 되어 헌법 제84조가 부여한 형사상불소추특권을 더 이상 적용받지 않는 일반 피의자 신분이 된다”며 “대통령이 하야한다고 해서 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형사재판에서 뇌물죄만 인정돼도 중형의 징역형이 예상되는 상황이므로 대통령은 하야를 할 이유가 더더욱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