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박범계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의 살인 누명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했다. 박 의원은 ‘삼례3인조’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의 배석 판사로, 당사자가 직접 피해자들에게 사법부 오판에 대해 사과한 첫 사례를 남겼다.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은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 잠자던 유모(당시 76)씨를 숨지게 하고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다.

당시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있던 최대열, 임명선, 강인구 씨가 범인으로 지목, 유죄가 인정돼 3~6년간 복역했다. 하지만 진범은 따로 있었다.

지난 2015년 이들은 “경찰의 강압수사로 인해 허위자백을 했다”며 전주지법에 재심을 청구, 지난해 재판부가 ‘삼례나라슈퍼 강도치사 재심사건’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17년 만에 살인 누명을 벗었다.

박범계 의원은 14일 오심 피해자인 최대열, 임명선, 강인구 씨를 국회 집무실로 초대해 직접 사과했다.

<한겨레>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이 자리에서 “사과를 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죄송하다”며 “비록 사법부가 판단을 잘못 할 수 있지만 그 이후 어떻게 하느냐가 더 큰 문제다. 수사와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1999년 소위 몸배석이라는 기이한 형태로 삼례나라슈퍼사건 판결문에 이름을 올렸다”면서 “이름 석자의 무게보다 더 무겁게 임명선 최대열 강인구 이분들을 만났다. 이분들께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고 전했다.

‘삼례3인조’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SNS에 “박 의원은 주심 아닌 배석판사였다”며 “합의부의 일원이지만, 사건기록을 꼼꼼히 볼 수 없는 위치였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을 만나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법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신속히 이뤄지게끔 형사보상법개정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씀하셨다”며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담은 안을 이미 마련한 상태였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박범계 의원은)제가 가지고 있는 사건 기록 전부를 보내달라고 했다”며 “문제점을 확인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뭔가 대책을 세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고 전했다.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삼례3인조’의 재심과 무죄를 이끌어낸 박상규 기자는 “그동안 우리 현대사에서 검찰의 잘못된 기소와 사법부의 오판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 많다”면서 “박 의원의 사과와 용서 구하기는 한국에서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박 기자는 “판사, 검사 출신 인사 중 자신들의 실수와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를 한 적은 없었다”며 “박 의원이 좋은 선례를 남겨 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앞으로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재심 기획을 하고, 끈질기게 보도를 할 때 박 의원의 사례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박 의원의 모습은 사과하지 않는 공권력, 과거 책임자들에게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