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이 지난해 12월16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의견서를 제출한 후 브리핑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이중환, 손범규 변호사.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의 손범규 변호사는 9일 “국정공백을 야기한 것은 이런 터무니없는 탄핵을 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탄핵을 감행해 국정공백을 야기해놓고 헌법재판소에 빨리 끝내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오만방자한 태도”라며 이같이 비난했다.

탄핵 심판 일정의 윤곽이 대략 나온 가운데 손범규 변호사는 이날 방송에서 대리인단의 막판 지연작전 전략의 일단을 노출했다.

손 변호사는 “우리 쪽에서 증거신청을 하면 전부 다 그게 시간끌기냐”며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수사 기록이 일시에 제출됐고 또 어저께 김수현씨가 녹음한 2200개 녹음파일이 수사기록에서 현출되지 않았냐”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지금 고영태 증인이 안 왔다”며 “고영태 증인이 와서 국민이 경천동지할 증언이 나오고 관련된 인물들이 현출되면 그 사람들도 불러서 신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리인단 전원사퇴 가능성에 대해 손 변호사는 “배제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막판 출석 카드에 대해서도 손 변호사는 “가능하다”며 “최후진술은 법이 정한 권리인데 언론에서 하지 말란다고 못하는 것인가”라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날짜에 대해서는 손 변호사는 “재판 맨 마지막에 하는 게 최후 진술인데 왜 재판 중간에 나오라고 하냐”며 “증인신문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어떻게 예측하냐”고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고의 지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진행자가 묻자 손 변호사는 “그런 사람들의 주관적인 견해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법으로 정해져 있는 최후진술 권한을 포기하라는 거냐”라고 발끈했다.

아울러 특검 대면수사 문제와 관련 손 변호사는 “검찰, 특검의 조사를 처음부터 응하지 않는 게 정답”이라며 “대통령은 형사상 불소추 특권이 있다, 검찰은 공소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특검은 야당이 통과시킨 것이기에 원천적으로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 될 것”이라며 “특검이 월권하는 것이다, 탄핵과 연계시킨 정치적 특검이었다. (대통령은) 응하지 않는 게 최선의 일이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 불소추특권은 기소되어 재판에 넘겨지지 않는다는 뜻이지 수사를 받지 않을 특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학계 해석도 있다.

대리인단측의 이같은 주장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어진 인터뷰에서 “3월13일 이정미 재판관 임기만료를 넘겨 일단 탄핵을 지연시키겠다는 계획을 국민 여러분들에게 밝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대리인 전원 사퇴 가능성이 있고 추가 증인을 많이 신청하겠다는 취지인 것 같다”며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최후변론을 행사하겠다, 기일이 잡히면 그때 가서 얘기하겠다는 취지로 들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손 변호사가 탄핵심판이라는 헌법재판의 특수성과 개인의 권리 구제를 목적으로 하는 형사재판을 분간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공부를 좀 더 해야 될 것 같다”고 일침을 날렸다.

‘국정공백 국회 탓’ 주장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국회가 근거없이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엄청난 의결을 했겠는가”라며 “엄연히 대통령이 임명한 중앙지검장과 검사들에 의해서 수사가 시작이 됐고 결론이 났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탄핵심판이 이루어졌고 10여 차례에 여러 증거들이 제출됐다”며 “일부 언론 못 믿겠다, 국회 오만방자하다고 했는데 대통령 대리인이라면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권한 문제와 관련 박 의의원은 “헌법재판관 임명 행위는 국가 원수 지휘에서 하는 다른 헌법기관 구성 행위이다”며 “그렇기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행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특검 연장은 행정부의 수반, 평상시에 대통령 권한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마땅히 행정수반으로서 권한대행인 황교안 대행이 해야 되는 것이다. 논리상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리인단 변호사들이 탄핵을 방어하기 위해 제대로 이성을 갖고 변론하고 있지 않다”며 “문장이 안 될 때 비문이라고 하는데 변론이 안 될 때는 비변이다”고 비판했다. 

▲ 2016년 4월8일 4·13 총선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경기도 고양시 화정역 앞에서 손범규(고양갑)·김태원(고양을) 후보 합동 지원유세를 마친 후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