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12월7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과 조윤선 정무수석이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오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청와대 압수수색과 대면조사가 임박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왜 우리에게는 장세동 같은 사람이 없나”라는 푸념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충복들이 등을 돌리면서 고립무원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의 상황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상 초유 국정농단 사태로 13주째 촛불집회가 계속되는 와중에도 독재시대 때 발상을 드러내 비난이 일고 있다.

25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청와대는 고위공무원과 청와대 고위 참모를 지낸 인사들의 ‘내부 고발’이 이어지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종 전 문화부 2차관 등이 헌법재판소와 특검에 출석해 박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들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문고리 3인방’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도 ‘대통령이 대포폰을 사용했다’고 실토했고 박 대통령의 ‘모르쇠’ 태도를 비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부 장관이 아직까지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입을 열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권의 한 관계자는 25일 “현 정부에서 누릴 것은 다 누린 사람들이 상황이 바뀌었다고 이렇게 나오는 게 좋게 보일 리 있겠느냐”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조폭식 의리이고 절대 미화할 일도 아니지만 어떻게 된 게 이 정부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때 장세동 전 안기부장 같은 사람이 없다”고 개탄했다고 헤럴드경제는 보도했다.

장세동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쿠데타를 일으킨 인물로 군부독재 시절 대통령경호실장, 국가안전기획부장 등을 역임했다.

안기부는 박정희 정권의 중앙정보부가 이름을 바꾼 것으로 1980년대 사회운동가와 대학생들에게 무자비한 고문을 자행했다. 남산과 이문동에 청사가 있었는데 “남산에서 나왔다”는 말만 들어도 사람들이 벌벌 떤다는 등 악명이 높았다.

‘수지 김 간첩 조작 사건’, ‘부천 경찰서 성고문 사건’, ‘평화의 댐 사건’, ‘용팔이 사건’ 등 각종 정치공작·간첩조작 사건이 장세동이 안기부장을 지낼 때 일어났다.

‘남산의 대통령’으로까지 불리며 무소불휘 권력을 휘둘렀던 장세동은 1987년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이 터지면서 물러났다.

막판에 몰린 청와대가 전두환 시절 장세동을 언급하자 SNS에서는 “장세동이라니 제대로 미쳤네. 진짜 계엄령이라도 내리고 싶냐?”, “장세동을 찾는 걸 보니 네놈들 스스로 박근혜의 죄를 인정하고 있구나”, “아직도 반성 없이 추접한 생각만 하는구나”, “범죄자 집단이나 의리 찾는 거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이지 범죄행위 은폐하고 비호하는 게 공무원이냐?”, “왜 국민들에겐 제 2의 김재규가 없을까?”, “장세동? 나쁜 놈들 찾는구나, 전두환이 부럽다고?”,

“인식이 유신시절에 머물러 있군. 독재DNA는 없어지지 않아”, “왜 박근혜 주변엔 김재규 같은 역사의 충신이 없냐? 국민도 한숨 난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는 더 많은 제보자, 내부고발자가 필요한 시점이란다”, “장세동이 좋아하시네. 김재규 장군같은 의사 없는 거 다행으로 여겨라”, “장세동이 찾는 거 보니 마인드가 70년대 이전이구나”, “프랑스 혁명 당시 같으면 단두대다. 그래도 성숙한 국민들을 고맙게 생각하라”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21일 ‘암살범의 압수리스트-미인도와 김재규’편에서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을 다뤘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부장과의 상관관계를 다루면서 재평가를 끌어내 화제가 됐다. <사진출처=SBS 그것이 알고싶다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