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어버이연합 등 친박단체 10여 곳을 찍어 전경련에 자금 지원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25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근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으로부터 “청와대가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10여곳을 찍어 구체적으로 금액까지 못 박아서 지원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청와대 전직 관계자 등도 특검에 “화이트 리스트 단체 지원을 정무수석실이 주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또한 특검에서 ‘화이트 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철 부회장은 친박단체 지원 이유와 관련해 특검에 “청와대 요구를 거부하는 게 두려워서 어쩔 수 없이 들어줬다”고 진술했다.

특검 조사 결과 화이트 리스트 단체들은 전경련의 지원을 당연하게 여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전경련이 자체 재원으론 지원을 감당하지 못해 회원사인 대기업들로부터 매년 30억 원 이상을 걷은 사실도 확인했다고 <동아>는 전했다.

▲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자유민총연합, 한겨레청년단 등 시민단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하는 가운데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이 국회를 규탄하는 발언을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를 언급하며 “두 가지 리스트 모두 대한민국 역사를 30년 전으로 되돌려 놨다”고 성토했다.

이 대변인은 “독재자 아버지의 후광을 되찾겠다는 딸의 갸륵한 효심이라 주장하고 싶겠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수단체의 노골적인 정권옹호 집회들이 청와대의 지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들에게 국민의 혈세를 동원해 보상하는 한편, 수많은 문화예술인들을 찍어내고 벼랑 끝으로 몰아냈다”며 “특검은 화이트리스트와 블랙리스트에 담긴 박근혜 정권의 두 얼굴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어버이연합은 청와대 지시와 전경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아 ‘관제데모’를 연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9개월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 않고 있어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나자 네티즌들은 “어버이연합 조사는 어찌됐나. 검찰은 흐지부지 하는 척만 하고 있다”, “화이트 리스트 철저히 수사하라”, “돈 받은 단체들 모두 조사해라”, “자! 10개 단체장 구속하라”, “자금줄 끊고 친정부지원단체 압수수색하라”, “세금 올려서 관제 데모부대를 운영하다니. 국민을 적으로 알고 상대한 게 사실이네”,

“정치공작은 내란죄다”, “다 아는 사실 놀랍지도 않으니 자꾸 돌지 말고 빨리 끝냅시다. 나라 말아 드시렵니까?”, “어버이연합 조사하고 관련자 전원 구속.. 그럼 탄핵반대집회 아무도 안나오겠네”, “어떻게 이런 단체를 보수단체라고 하냐. 수구꼴통단체라고 해야지”,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국론분열 시키는 악행을 일삼고 있는 이 정부의 실체가 뭔지”라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