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이름이 기재돼 있다고 재확인했다.

복수의 전‧현직 검찰 관계자는 <한겨레>에 “반 전 총장이 뭐라고 하든 박연차 전 회장이 돈을 건넨 인사들을 정리해 2009년 대검 중수부에 제출한 ‘박연차 리스트’에 반 전 총장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팩트”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박연차 리스트는 박 전 회장이 임의로 정리한 명단인데, 지금 특별검사로 있는 박영수 변호사가 당시 박 전 회장의 변호인으로서 직접 대검 중수부에 제출했었다”고 말했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강연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반기문 전 총장의 이름은 검찰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박 전 회장이 스스로 적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하다 보면 우리(검찰)가 쪼니까 마지못해 진술하는 경우가 있는데, ‘박연차 리스트’는 정반대였다”며 “박 전 회장이 스스로 적어낸 것이다. 반 전 총장이나 야당 중진 o 의원은 검찰에서 거론되지 않던 이름”이라고 말했다.

전‧현직 검찰 관계자 중 일부는 <한겨레>에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한테서 직접 이런 사실을 들었다며 “이 전 부장한테서 그 얘기를 들은 사람이 (자신들 말고도)많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중수부에 제출된 ‘박연차 리스트’는 검찰이 임의로 없앨 경우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증거인멸 등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딘가에 반드시 보관하고 있을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이 명예훼손으로 의혹 제기 언론사를 고소하면 수사의 전제가 되기 때문에 해당 문서의 공개나 열람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지난 4일,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이인규 변호사와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박연차 리스트’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며 “그러나 양쪽 모두 언론사와 기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형사고소는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뉴스타파> 최승호 PD는 “반기문 총장이 이런 수뢰 보도를 하는 언론사를 고소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제발 고소해달라고 애원하는데?”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기문, 한겨레를 고소하라”며 “반기문은 즉각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한다. 그래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안하면 이상한거다”고 꼬집었다.

그런가하면 이용마 MBC해직기자는 “박영수 특검은 올해 대박났다. 박근혜 정권뿐만 아니라 반기문 청소까지 해야 할 듯하다”며 “명단을 확인해줄 공식적인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보통인 박지원이 어제오늘 반기문과 거리두기에 들어간 것도 이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이제 바른정당이나 새누리는 어떻게 하나? 이번 대선은 정말 문재인 대 안철수 구도로 가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