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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시/서해성] 장미꽃과 연탄- 이름없이 한 줌 재로 떠난 정원 비구 스님 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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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성 작가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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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0  09:32:39
수정 2017.01.10  14: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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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꽃과 연탄]
- 이름없이 한 줌 재로 떠난 정원 비구 스님 영전에


식은 연탄재 구멍에 장미꽃 한 송이 꽂혀 있더군요.
빈 광장에선 제 몸에 불을 끼얹은 사내 하나 중얼거렸어요.

시든 잔디밭 끝에는 촛불 하나 켜 있고요.
웃는 얼굴 찍으려 했는데 그만 울상이 된 게 당신 뿐이겠는지요.

뜨거운 바람 한 줄기 광화문 밑을 쓸쓸히도 쓸어올렸어요.
사람들 돌아간 어둔 광장 어귀에서 불꽃인 채 무엇을 보았는지요.

세월호 1천일 되는 겨울밤은 춥지도 따뜻하지도 않았어요.
청운동사무소 근처 밥집에서 마지막 저녁을 들던 숟가락은 얼마나 무거웠는지요.

봄을 기다리던 당신은 스스로 영정을 남긴 뒤에 웃었더군요.
장미꽃은 식은 연탄재에 조용히 꽂혀 있었고요.

   

* 세월호 1000일 광화문광장 집회가 끝난 뒤 어떤 사람이 연탄재에 장미꽃을 꽂아두고 갔다. 나는 그걸 사진 찍었다. 그 직후에 스님이 소신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울대병원에 달려가보았다. 그의 페이스북에 영정 사진 같은 걸 찍은 표정과 유언으로 보이는 글, 마지막 밥집이 나와 있었다.
안타까운 그 죽음을 기려 노자 삼으시라고 몇 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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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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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희 2017-01-10 10:29:40

    스님의 깊으신 뜻을 제가 헤어리긴 어렵지만,그래도 더이상 안타깝게 떠나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2017년 새해를 맞으면서 품었던 희망이 절망이 되지않도록 촛불을 놓지 않겠습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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