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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발뉴스 독자인터뷰(2)]성형외과 ‘비포앤에프터’ 사진가 노해인씨“내가 사는 지금이 순간의 역사, 기억하는 일에 동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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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윤 기자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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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07  14:09:45
수정 2013.04.07  22: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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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운이 완연한 4월 초, 압구정에서 ‘go발뉴스’ 정기구독자 노해인씨(32)를 만났다. 그는 뚜렷한 이목구비에 깊은 눈매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전날 전화로 목소리를 들었을 땐 털털하고 호탕한 성격일 줄 알았는데 막상 만나보니 ‘천상 여자’ 였다. 요즘 제일 관심 있다는 젤 네일을 본인이 직접 했다며 손을 내민다. 손톱에는 전문가 못지 않은 솜씨가 녹아있었다.

   
▲ 'go발뉴스' 정기구독자 노해인씨
압구정이 회사여서 점심시간을 쪼개 만난 노씨는 “여기 성형외과 참 많죠? 이 부근에만 100여개가 있어요” 라고 귀뜸했다. 알고 보니 그의 직장도 성형외과였다. 간호사냐는 기자의 질문에 노씨는 웃으며 “좀 특이한 일이다. 성형 전과 후를 비교하는 사진 찍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씨는 병원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7년 정도 광고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병원에서 일하는 게 힘들진 않느냐고 묻자 광고계의 복지가 좋지 않았다며 차라리 야근도 없고 근무 환경이 더 좋다고 말했다. 일하는데 고충은 ‘좋은 각도 유지하기’ 라고 전했다. 성형 전 후를 비교 하는 사진이기에 최대한 같은 위치에서 정확하게 찍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노씨는 일터에 대해 “방학 시즌 같은 경우에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할 정도로 성형외과는 바쁘다”며 “지금 하는 일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 원장 선생님이 성형에 중독된 분들을 어느 정도 케어 해주고 필요한 성형을 권하기 때문에 그 점이 참 좋다. 소송 걸리는 것도 싫어하시고 다른데 비해 병원이 착한 것 같다. 과한 수술 하지 않고 돈 생각을 많이 안하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어 ”환자를 돈으로 보는 성형외과가 분명히 있겠죠.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성형외과가 많이 있지 않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노씨는 ‘go발뉴스’ 말고도 ‘뉴스타파’와 ‘민족문제연구소’에도 후원을 한다. 적은 금액이지만 꾸준히 후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go발뉴스’에는 대선이 끝난 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노씨는 대선 결과에 대해 ‘멘붕’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굴 파고 들어가고 싶었다. 우리 엄마는 이민가자고 하더라. TV를 아예 끊어버렸다. 퇴근 후 집에 가면 책 읽거나 엄마랑 얘기를 많이 한다”며 “스마트폰으로 뉴스타파나 go발뉴스 시청 방법을 알려드렸다. 엄마가 ‘나는 다 살았지만 자라나는 너희들, 너희 자식들은 얼만큼 살기 힘들어져야 20·30대가 깨우치겠냐’고 하시더라. 그 말에 너무 죄송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 정부에 대해 “너무 엉망이라 걱정된다. 어느 바닥까지 가야 할지 걱정이다”며 “대선 전 캐나다에 있던 친구한테 이메일을 받고 너무 창피했었다. 친구가 어떻게 인권변호사와 독재자의 딸이 맞설 수 있느냐고 묻더라. 정말 쪽팔렸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 성격 보고 냄비근성이라고 하지 않나. 나는 차라리 일본처럼 묵묵부답인 것 보다 끓기라도 하는 대한민국이 낫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요즘은 아예 조용히 끓지도 않는 것 같다. 그냥 방향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씨는 예술 고등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광주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2년 만에 ‘의대 다음으로 비쌌던 등록금’으로 자퇴했다. 이후 고려대 사이버대학에서 미술학을 전공하고 바로 광고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노씨는 광주에서 대학을 다닌 경험이 참 남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에 있어보니 이렇게 아플 수밖에 없구나 싶더라.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 광주 민주화 운동이 어땠는지 와닿지 않았었다”며 “그러나 아직도 광주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얘기를 하면 할수록 감정이 격해질 수밖에 없겠다 싶었다. 한집 걸러 한집에 누구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친척이 생을 달리하고… 친구들이 그러더라. ‘서울 애들은 모른다. 정말 모른다’고.” 회상했다.

   
▲ 2011년 145년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 중 일부 ⓒ문화체육관광부
노씨는 민족문제연구소에 후원하는 등 역사에 관심이 많아보였다. 그는 “외규장각에 관심이 많다. 중요한 것은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것”이라며 “외규장각에 관련된 영화를 봤는데 그 속에서 학생들이 ‘보존을 잘했다. 어제 만든 것 같다’고 말하자 교수가 ‘그들이 잘 보존한 게 아니고 그만큼 잘 만든 것이다’라고 하더라. 굉장히 그 말이 인상 깊게 와 닿았다”고 밝혔다.

외규장각 의궤는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에 의해 빼앗긴 우리 문화유산이다. 의식의 궤범을 뜻하는 의궤는 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완벽한’ 기록유산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1년 145년만에 외규장각 의궤가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프랑스 정부가 “의궤 297권 전체를 한국 측에 대여한다”고 밝혀 전문가들은 반환을 하기 위한 노력과 관심이 끊임없이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 몇몇 대학생들이 제작해 논란을 빚은 포스터
노씨는 역사에 관한 열정도 남달랐다. 요즘 이슈가 된 대학생들의 일본 전범기 배경 포스터 논란에 그는 “정말 혼내주고 싶다. 캐나다에 있을 때 타지라 그런가 애국심이 더 커졌었다”며 “자유로운 문화에 일본친구들이 전범기를 많이 가지고 왔다. 그러면 내가 꼭 그들에게 ‘너 이 뜻이 뭔지 알고 가져왔어?’ 하고 물었다. 가져온 친구들은 모른다고 하더라. 한국 친구들은 이게 나쁜 것이라고 알고는 있지만 정확히는 모른다. 좋고 나쁜 걸 떠나서 ‘정의’ 자체를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노씨는 ‘국사’ 같은 역사 과목들에 대한 필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는 순간의 기록이기 때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go발뉴스’의 후원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전했다.

“소수의 금액이어도 끊임없이 꾸준히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규장각이 아직 한국으로 완전히 오지 못했다. 이걸 기억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았으면 좋겠다. 외국에 평생 임대로 가지고 있을지라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이나 대안 언론에 후원하더라도 내가 후원하는 이 단체가 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만큼, 후원이 없어도 될 만큼 끊임없이 지키고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역사는 지금 이 순간의 역사이기 때문에 독자분들이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떠올리고 힘든 순간들이나 지나가는 일들에 동참해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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