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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 해결할 대선후보 어디 없소?”“대권 꿈꾸는 정치 머슴들, 광장의 촛불민심 정확히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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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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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7  16:44:27
수정 2017.01.07  16: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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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열린 청소근로자 직접고용 기념 신년행사에 참석해 큰 절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국회 환경미화원들이 정규직으로 일하게 되면서 국회 사무총장이 큰 절을 하는 사진이 최근 보도됐다. 비정규직 문제를 입법부에서 뒤늦게나마 정상화시킨 것은 박수갈채를 보낼 만하다. 비정규직 문제는 양극화, 불평등 속에 자살과 출산율 등 이 사회가 앓고 있는 고질적 병폐의 근원이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가운데 ‘이명박근혜’ 정권하에서 기업프렌들리 정책이 강조되면서 악화된 비정규직 문제를 정면으로 들고 나온 대권 지망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 입성을 노리는 정치인들은 정치, 재벌, 검찰, 언론개혁 등을 외치지만 노동자의 생존은 물론 사회 전체 민주화와 직결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아직 내놓지 않는다. 촛불이 1천만 명을 넘어선 동인 속에는 내일에 대한 희망을 상실한 비정규직의 함성도 섞여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그 심각성을 인식치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들의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치는 등 금융위기 때보다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비정규직들의 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53% 수준에 그쳤다. 정규직이 100원을 받을 때 비정규직은 53원만을 받아 역대 최대의 임금 격차를 나타냈다. ‘격차 해소’라는 말이 무색하게 비정규직들의 처우가 갈수록 열악해지면서 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차이가 더 벌어졌고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비율도 33%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KBS 2일>

고용노동부의 2009∼2013년 임금현황 자료에 따르면, 그 5년 사이 300인 이상 기업의 상용직 근로자(정규직)와 임시일용직 근로자(비정규직)간의 월평균 임금격차가 3.5∼4.2배에 달했다. 한국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증해 비정규직은 정부 통계로 6백만 명이 넘어섰지만 비공식적으로 1천 만 명 선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동현장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신분 차이는 심각한 인권 침해와 함께 신종 노예계급의 고착화로 이어지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 현장의 불평등을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반에 걸친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동일 노동을 해도 노동자의 신분에 따라 급여가 차이가 있다는 것은 현대판 노예제도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차별 의식을 확산시켜 민주주의 발전을 저지하는 심각한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과 관련된 제도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매일 가슴앓이를 해야 하는 ‘헬지옥’을 지속시키는 주요 원인의 하나이면서 100만 외국인 노동자들을 ‘반한’ 인사로 만들어 놓은 원흉이 되고 있다. 정규직, 비정규직을 갈라놓는 제도는 생명과 인권을 경시하고, 기업 이익 보장을 위해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자살률, 이혼률, 출산율이 민족의 존망을 걱정할 만큼 심각해지는 비극이 심화되게 만들고 있다.

비정규직이 당하는 엄청난 고통과 손실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고 그 타개책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 등과 같은 해결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 기관조차도 그 실천에 소극적이라서 국회에서의 정규직 전환이 큰 화제가 되는 실정이다. 비정규직의 정상화 관련 규정을 보면 기업이나 정부기관 등의 인력수급 상황을 고려해 부수적으로 제시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기간제, 무기 계약직도 비정규직처럼 정규직과는 신분상 차이가 있어 노동자간 괴리감의 해소를 통한 인권 보호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가? 그렇지 않다. 유럽연합의 노동법이 바로 그것이다. 이 법은 경제력 격차가 큰 유럽 연합 소속국가들의 공존공영을 위해 역내 근로자의 합리적 취업을 법제화 한 것으로 회원국 내에서는 비정규직이 정규직과 동일 직장에서 동일한 노동을 할 경우 동일한 급여와 근무 시간, 보험 등 제공 등의 혜택을 누리게 하고 있다. 이법은 노동 현장에서 능력, 성, 종교와 신념, 연령 등을 이유로 차별받는 것을 방지하면서 고용주가 동일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의 작업장소를 빈번하게 바꾸는 것도 금지했다.

이 법에 의해 유럽 연합 20여 개 소속 국가 노동자들은 연합 소속 국가의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국적, 성, 종교 등의 차이로 인한 차별을 받지 않고 인권을 보장받으면서 자유롭게 취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 유럽의 노동자들은 이 법으로,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인권침해와 경제적 착취 등의 고통에서 해방돼 있다. 오늘날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유럽으로 탈출하는 이유의 하나는 바로 이 법에 의해 인권과 노동권 등이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만 초점을 맞추는 노력 보다는 비정규직의 처우를 유럽연합과 같이 개선하는 것이 더 합당하고 실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업 경영악화에 따른 불가피한 정리해고 등을 고려할 경우 비정규직의 처우를 유럽처럼 고용 기간만 차이가 있을 뿐 정규직과 동일하게 맞추는 것이 급선무다. 노동 현장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원칙으로 기업의 돈 벌이가 최우선시 되는 자본 논리를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 문제가 방치되면서 나타난 부작용은 여러 가지다. 그 가운데 하나인 탈북자의 정착 문제는 비정규직 차별 철폐로 해소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먼 훗날 통일될 경우 남북 노동자 차별 요인을 해소할 기반이 조성될 수 있다. 해외 노동력의 유입급증에 따른 부당 노동 행위로 인한 국격 훼손과 갈등 심화도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에서 그 해소 방안이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 김부겸(왼쪽부터) 의원,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야권 비상시국정치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게이트’ 관련자들의 파렴치하고 뻔뻔한 행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기 대선에 대비한 예비후보 가운데 비정규직 문제를 들고 나온 인물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나요, 나요” 하면서 외치는 정치인들은 권력구조나 정경유착 등 거대 담론을 내놓는 것과 함께, 잘못된 정책으로 고통 받는 비정규직을 포함한 전체 시민사회의 모순에 대한 문제 제기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만약 특정 후보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합리적 해법을 제시한다면 그 후보는 1천 만 명의 지지를 즉각 받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정치권은 촛불이 계속 광장으로 몰려들게 만드는 암울한 현실을 확 바꿀 구체적인 정책들을 신속하게 제시해야 한다. 대권을 꿈꾸는 정치 머슴 후보들은 정말 진지하게, 구체적으로 정치와 경제 민주화를 제도화하면서 민생을 개선하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양극화가 심화된 이 사회에서 최순실 일당과 같은 파렴치한들이 준동하면서 ‘헬지옥’, ‘5포세대’라는 그늘이 짙어진 비극적 현실을 정치권은 직시하고 그 시정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광장에 쏟아져 나오는 촛불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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