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권리연구소 전진한 소장이 ‘박근혜게이트’ 관련 “정호성 녹음, 안종범 수첩, 김영한 비망록은 특검이 끝난 후 검찰로 이관, 30년 이상 비공개 관리 된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통령 기록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소장은 19일 “청와대서 ‘국정농단’ 기록이 폐기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제목의 <프레시안> 기고글을 통해 “이 기록들은 검찰의 증거기록이기도 하지만, 대통령 보좌기관에서 생산한 명백한 대통령 기록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 기록들을 대통령 기록으로 편입해야 하며, 향후 비슷한 국정 농단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독성이 높은 형태로 디지타이징(변환)해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며 “그것이 후세대에 살아있는 민주주의에 관한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 김동원 전국언론노조정책국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 비망록 중 청와대의 언론 통제·문화 검열 주요 내용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전진한 소장은 특히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2017년 8월25일부터 대통령지정기록물 지정 여부, 공개 및 비공개 기록 분류, 비밀 기록 등을 분류하고 대통령 기록관으로 이관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 하지만 헌재가 박 대통령 탄핵을 확정하는 순간 대통령 기록 이관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통령 기록관은 탄핵이 인용된다는 것을 가정하고 현시점부터 대통령 기록 생산 목록확인, 전자 및 비전자기록, 비밀기록 등을 확인해 대통령 기록 이관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소장은 아울러 “현 시점에서는 대통령 기록 파기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과거 어느 때보다 대대적인 ‘대통령 기록 파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 국정조사 특위에서 보듯, 관련 증언자들은 수시로 증언을 바꾸고 있으며, 기록들도 위조 및 파기하고 있는 정황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특검의 강제수사 등도 쉽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기록 파기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산대 설문원 교수(문헌정보학과)의 <한겨레> 기고문을 인용, “검찰은 대통령 보좌 및 경호기관 등이 일체의 기록 폐기를 중지하도록 하고, 특히 시스템에 등록하지 않은 채 파기하지 못하도록 청와대 업무용 피시의 하드디스크 파일과 이메일에 대한 폐기 중지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순실씨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첫 재판에 입장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무소속 이찬열 의원이 일명 ‘대통령기록물 파기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즉시 이관대상 대통령기록물의 확인‧목록작성 및 정리 등 이관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의 증거인멸이 우려되는 만큼 국정농단의 실태를 밝혀 낼 중요한 자료인 대통령기록물의 파기를 막아야 한다”며 “탄핵 심판 절차와 동시에 대통령기록물의 보호와 보존을 위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빈틈없는 특검 수사로 진실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고, 국정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