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가결된 9일 오후 박 대통령이 청와대 위민관에서 국무위원들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가결된 탄핵소추안 등본을 국회의사국이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에 전달, 청와대가 등본을 접수하면 박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정지된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가결에 대해 “저는 국회와 국민의 목소리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지금의 혼란이 잘 마무리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안보와 경제가 모두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저의 부덕과 불찰로 이렇게 큰 국가적 혼란을 겪게 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권한 정지 이후 행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앞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특검의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각 부처 장관들께서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비상한 각오로 합심하여 경제운용과 안보분야를 비롯해 국정 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탄핵 의결 이후 상황에 대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헌재의 탄핵심판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유일한 걱정거리는 탄핵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시간’”이라고 우려했다.

홍 교수는 “박 대통령 측에서는 온갖 지연 전술을 다 쓸 것”이라며 “헌재 심리가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변수에 노출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지금 시점에서야 기각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3~4개월 후에도 지금과 같은 정치사회적 환경일지는 알 수 없다”며 “한국에서 3개월은 무지 긴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교수는 “헌재는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올바른 결정 못지 않게 ‘빠른’ 결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홍 교수는 “박근혜가 눈꼽만큼이라도 애국심이 남아 있다면, 탄핵기각의 실낱같은 가능성을 기대하며 국가를 불확실성으로 몰아 넣을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퇴진해야 한다”고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아울러 홍 교수는 시민들이 ‘헌재는 탄핵결정을 내려라’라고 외치는, 구경꾼으로 전락하는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여전히 계속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쳐야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탄핵안 가결 직후 마무리 발언에서 “여야 의원을 비롯, 국민들 마음은 한없이 무겁고 참담할 것”이라며 “더 이상 헌정사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의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여 있다”며 “국정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공직자들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민생을 돌보는 일에 전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 의장은 “국회도 국정의 한 축으로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무총리 공관 주변 집회·시위 금지 위헌 심판 관련 공개변론을 위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