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 성격에 맞춰 입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은 다채로운 색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문체부/뉴시스>

최순실의 최측근 고영태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옷과 가방 비용을 최씨가 직접 지불했다고 증언하면서 박 대통령의 뇌물죄 성립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7일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고씨에게 “(박 대통령의)옷과 가방의 구입비를 다 최순실에게 받았느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확인했다.

이에 황 의원은 “증인 말만 들어도 시중가로 따지면 더 크겠지만 도매가로 봤을 때 최소 옷값이 3000만원, 가방은 1500만원으로 4500만원에 해당하는 옷과 가방이 대통령에게 간 것”이라며 “그런데 청와대는 옷과 가방 비용을 지출한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씨는 자신은 옷과 가방 비용을 최순실에게 받았고, 최씨가 자신의 지갑에서 꺼내줬기 때문에 공적인 비용이 아니라 개인 돈으로 주는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고씨의 이 같은 답변을 토대로 황 의원은 “이걸로만 보더라도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4500만원에 가까운 뇌물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최순실이란 사인이 개인적으로 상납하고, 이는 국정농단을 하게 되는 뇌물로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청와대는 8일 “최씨를 통해 구입한 옷과 가방 비용은 대통령이 모두 정확히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주장에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 값을 해명하기만 했지 비용을 지불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의상비용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거나, 지급했어도 통상적인 가격보다 저렴하게 지급했다면 모두 뇌물죄 성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윤소하 의원 측은 특히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상만을 제작한 사무실(샘플실)의 운영비용을 최순실이 지급했다는 사실은 해명하지 못 했다”며 “월 수천만원에 달하는 사무실 운영비를 최순실이 지급해 대통령의 의상을 제작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죄는 여전히 성립될 수 있다”고 봤다.

한편, 박영수 특검팀은 2차 청문회 진술을 모니터링 하고,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