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지만 이날 피해 상인들은 박 대통령이 화재민의 고충을 듣지도 않고 사진만 찍고 15분 만에 떠났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김영오 서문시장 상인회장과 함께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이날 눈물의 의미는 뭘까. 한 때 ‘박근혜의 입’으로 불린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눈물을 떨구는 정치인은 ‘위험인물’”이라며 “모든 정치인의 눈물은 반드시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경호팀으로부터 듣고 브리핑한 ‘박근혜의 눈물’에 대해 전여옥 씨는 “낯 뜨거울 정도가 아니라 이 정도면 3류 신파극”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다고 브리핑을 하는 청와대 대변인도 그렇지만, 분명 그렇게 유도한 이들의 수준이 ‘최순실’ 수준”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만일 내가 박근혜 대통령이라면 절대로 서문시장에 찾아가지 않겠다. 아니 못간다. 부끄러워서도 못간다”며 “그렇게 알뜰살뜰 챙겨서 대통령까지 만들어줬는데 정작 서문시장을 위해서 한 일은 무엇이었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저렇게 비루한 꼴로 서문시장을 찾는 이유는 ‘그래도 어쩌겠어요? 제가 여러분 피붙인데-영남의 늙은 소녀 도와주세요’라는 강렬한 호소이자 정치적 구걸”이라며 이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마지막 격조차도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는 한 장면”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서문시장 상인들을 마치 ‘나의 볼모’요, ‘정치인질’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눈물브리핑’을 대변인에게 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며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한테 ‘권력의 터전’을 잃은 내가 더 불쌍하다고 힘들다고 눈물로 호소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는 무섭다”고 비판했다.

전여옥 전 의원은 거듭 “그녀의 눈물은 철저한 정치적 행위다. 그 눈물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세월호 희생자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눈물’을 흘렸다. 내가 지켜본 여성의 눈물 가운데, 정치인의 눈물 가운데 가장 ‘섬뜩한 눈물’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