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와 악수를 나눈 뒤 돌아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서 야권이 분열하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1일 박근혜 대통령의 내년 4월 퇴진, 6월 대선 로드맵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4월 말 대통령이 사임하고, 6월 말 조기 대선을 치르는 일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 일정은 지난 주말 진보보수를 망라한 국가 원로의 제안이었고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또 정 원내대표는 “특히 안정적인 정권 이양, 최소한의 대선 준비기간 확보, 탄핵심판을 할 경우 종료 시점과 비슷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가장 합리적인 일정이라는 데 새누리당 의원들이 만장일치 박수로 당론으로 채택했다”며 “이를 토대로 야당과 협상 임해서 꼭 당론 관철되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말했다.

탄핵 입장에 대해선 정 원내대표는 “오늘 탄핵 논의는 없었다. 그것은 개별 의원들의 판단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2일 처리 불가’ 입장을 밝히고 새누리당 비박계도 사실상 탄핵 철회 수순에 들어가면서 정치권의 대통령 탄핵 추진은 동력을 잃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박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수용한다면 9일 탄핵 절차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청와대는 “국회에서 조속히 논의해달라”며 그 조차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 새누리당 김무성(오른쪽) 전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해 나경원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무소속 김용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탄핵이라는 마지막 궁지에 몰린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정치권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며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 데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어떻게 하든 살아보고자 던진 말 한 마디에 국회가 헌법을 저버리고 우왕좌왕한다는 것은 정말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헌법이 부여한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대통령을 헌법과 법률에 의해 탄핵 소추 의결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김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의결’과 ‘대통령의 자진 사퇴’는 엄연히 다르다”며 “대통령이 자진 사퇴하든 안 하든 국회는 헌법이 부여한 의무를 헌법 절차에 따라 행해야 한다”고 ‘4월 사퇴론’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미 공화국은 돌이킬 수 없이 모욕을 당했고 국민은 견딜 수 없이 수모를 겪었다”며 “이 모욕과 수모를 갚는 길은 정치적 해법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에 따라 탄핵 절차를 완수하는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