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4) 대통령이 최순실(60‧구속)씨의 이름으로 서울 강남구 차움의원에서 혈액 검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이 최고의 주치의를 두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상황에서 타인의 이름으로 외부에서 검사를 받은 것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박 대통령은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차움병원을 이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순실씨는 차움의원을 2010년 8월~2016년 6월까지 총 507회를 방문해 293차례 주사제를 처방받았다. 4.3일에 한번꼴로 방문하고 7.4일에 한번꼴로 주사제 처방을 받았다는 것이 된다. 최씨의 언니 최순득씨는 총 158회를 방문해 109회 주사제를 처방받았다.

이들 자매의 진료기록부상에는 ‘박대표’, ‘대표님’, ‘안가’, ‘청’, ‘VIP’ 등의 단어가 2011년~2014년까지 총 29회 등장했는데 박 대통령 대신 대리 처방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2014년 4차례 표시된 ‘VIP’ 단어는 최순실씨를 의미한다는 증언도 있어 이를 제외하더라도 최소 25번 이상의 대리 처방이 의심된다.

▲ <자료출처=보건복지부>

최씨 자매의 진료는 당시 차움의원에서 일했던 김상만 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이 담당했다.

주목할 점은 2013년 9월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가 박 대통령의 혈액을 채취해 최순실씨의 이름으로 차움의원에서 검사를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주치의나 24시간 상주하는 청와대 의무실장은 김상만씨가 이같은 진료를 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또 최순실씨는 2013년 4월30일 평소보다 2~3배 많은 양의 주사제를 처방받았다. 박 대통령의 미국 해외 순방(2013년 5월 5∼10일) 직전에 일어난 일이어서 의혹을 받고 있다. 최씨의 진료기록부에는 2013년 9월 4일 ‘러시아 출장 안가’라고 적혀 있기도 했다.

김상만 원장은 2013년 8월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으로부터 대통령 자문의 위촉장을 받았다. 이후 2014년 2월 차움병원을 퇴사해 현재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 <자료출처=보건복지부>

주사제 성분과 관련 복지부는 “최순실씨 진료기록에는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향정신성의약품 처방이 자주 있었지만, 대리처방이 의심되는 29개의 진료기록에는 향정신성의약품 처방 내역이 없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차움의원을 이용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차움의원 전 관계자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본명으로 쓰지 말아달라고 했다며 뭘로 할까 하다가 ‘길라임’으로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길라임’은 2011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여주인공(하지원 분) 이름이다.

VIP 회원권이 1억5천만원이 넘는 차움의원을 박 대통령은 2011년 초부터 이용했으며 수납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방문했으며 안봉근 전 비서관이 항상 동행했고 최순실씨도 반 이상은 함께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러나 차움병원측은 2011년 1월~7월까지 가명 이용은 맞지만 이후에는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사진출처=JTBC화면캡처>

▲ <사진출처=JTBC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