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총리 제안설’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요청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대표는 30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그런(국무총리직)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나는 이것저것 다 경험한 사람인데 이 사람들(새누리당)이 하는 짓을 모르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번 사태는 물타기를 해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국민을 뭘로 보느냐”고 새누리당의 거국내각설과 총리 제안설을 상황 모면을 위한 물타기로 규정했다.

▲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당사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정현(가운데) 대표, 정진석(왼쪽) 원내대표 그리고 조원진 최고위원이 침통한 표정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0일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지난(28일) 청와대 면담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 손학규 전 대표 등을 포함한 복수의 인사를 거국책임내각의 총리로 제의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번 사태는 본인(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이 나라와 자기 자신을 위해 좋은 것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할 일이지, 누가 건의하고 말고 해서 풀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리직 제안이 온다면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김 전 대표는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손학규 전 대표측 관계자도 “알거나 들은 바 없어서 입장을 밝힐 것이 없다”고 밝혔다.

“朴대통령 새누리 탈당, ‘나부터 처벌받겠다’ 해야”

이에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야권을 분열시키고 정국을 혼란시키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당적을 보유한 채 지금 거론되고 있는 손학규, 김종인, 김병준, 이런 분들이 총리가 되면 새누리당 총리가 되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오전 국회의원-비상대책위원 연석회의서도 “거국중립내각의 선결조건은 첫째 최순실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대통령의 눈물어린 반성이 있어야 한다”며 “대통령 스스로 나부터 수사를 받고, 나부터 처벌을 받겠다는 참회의 반성과 대국민사과가 선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좌)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우) <사진제공=뉴시스>

또 “거국중립내각을 위해서는 먼저 대통령이 탈당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일부 야당 인사들을 거명하는 것은 새누리당으로 입당시키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당은 분명하게 ‘先최순실사건 철저조사, 대통령의 당적이탈 後거국중립내각’”이라며 “3당 대표와 회의를 하고 그 결과의 산물로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 사건이 검찰에 의거해서 발표되고, 인사국면으로 전환시키려고 하는 전략적인 꼼수정치는 이제 국민이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야당 추천 강골 법무부장관 있어야 ‘근혜-순실 게이트’ 규명”

새누리당의 총리제안설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야당 인사들, 들러리 서는 총리 자리에 현혹되지 마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실질적인 국무위원 구성권까지 갖는 국무총리에 대한 추천권을 야당에게 줄 리 없다”며 이같이 ‘바지 총리’가 되는 상황을 지적했다.

조 교수는 “헌법과 국정을 유린한 ‘근혜-순실 게이트’ 진실발견과 엄정처벌이 당면한 최고의 과제”라며 “야당이 거국중립내각을 수용할 수 있는 ‘최소조건’은 내각구성원 중 국무총리가 아니라 법무부장관 추천권”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2016년 터진 ‘병신무란’을 제압하고 헌법정신을 다시 세우는 ‘반정’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검찰수사에 대한 통제권이 필수적”이라며 “야당 추천 강골 법무부장관이 있어야 검찰을 통할하고 민정수석을 견제하며 전대미문의 이 ‘게이트’를 규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