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발생 920일째. 2년 6개월여 시간 동안 엄마들은 수없이 많은 눈물을 흘리고 닦았다. 때론 혼자 울었고, 거리에서 시민들과 함께 울었다. 2014년 4월16일, 엄마들은 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 ‘웃음’을 버리고 ‘눈물’을 끌어안았다.

엄마들이 다시 웃는다. ‘노란리본’이라는 극단을 만들었고 배우가 되어 직접 무대에 선다. 오는 22일 오후 3시 안산 청소년수련관 1층 열린마당에서 엄마들은 연극 ‘그와 그녀의 옷장’을 통해 관객, 시민들과 함께 한바탕 웃어볼 작정이다. 공연은 무료, 선착순으로 200여명만 입장 가능하다.

지난해 가을, 극단 ‘노란리본’의 준비모임을 할 때만해도 엄마들은 대본을 단순히 글자로만 볼 뿐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

김태현 연출가는 21일 ‘go발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당시 어머니들이 ‘우리 상태가 대본을 이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하며 “하지만 지금은 대본을 읽었을 때 내용 파악이 빨라졌다. 정서적인 변화가 찾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출가는 “지난 7월에는 쇼케이스 공연을 올렸다. 공연 이후 엄마들은 또 한 번 큰 변화를 보였다”며 “배역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고, 잘하고자하는 마음이 생겨 연습을 재촉하기도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 <사진제공=극단 '노란리본'>

오세혁 원작의 ‘그와 그녀의 옷장’은 노동자이자 소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그들의 옷을 통해 옴니버스로 엮은 작품이다.

첫 작품으로 ‘그와 그녀의 옷장’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김태현 연출가는 “작품을 선정함에 있어 첫 번째 기준은 ‘엄마들을 웃게 해주고 싶다’는 것 이었다”며 “그래서 무조건 코미디 작품을 골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냥 단순히 웃기는 것이 아니라, 세월호 가족들도 ‘웃음’으로 위로 받고, 3년 가까이 도움과 위로의 손길을 건넨 시민들에게도 위로를 선물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했다”며 “세월호 엄마들이 서민노동자들의 아픔을 같이 공감하고 위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와 그녀의 옷장’은 서민 노동자들의 이야기지만, 들여다보면 세월호와 많이 닮아 있다”고 덧붙였다.

▲ <사진제공=극단 '노란리본'>     ▲ <사진제공=극단 '노란리본'>

극단 ‘노란리본’은 앞으로 세월호 이야기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형태의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년 세월호 3주기 때는 엄마들과 공동으로 창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태현 연출가는 “대략 틀은 현실에서는 법정에 세울 수 없는 인물들을 법정에 세워 진실을 규명하는 법정드라마다. 통쾌한 형식의 세월호 심판극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극단 ‘노란리본’은 이날 첫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달 초에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로 무대를 옮겨 3일간 총4회 공연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