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故 백남기 농민 보험급여 청구 때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기재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백씨 사망 직후 백선하 교수도 퇴원기록에 ‘외상성 경막하출혈’이라고 친필서명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외압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지난해 11월14일 수술 당시와 수술 후 백선하 교수 스스로가 백씨에 대한 진단을 ‘외상성 급성경막하출혈’로 해왔다고 10일 밝혔다.

윤 의원실이 ‘go발뉴스’에 제공한 백씨가 숨진 지난달 25일 퇴원기록이 담긴 의무기록에도 퇴원진단명은 ‘Acute subdural hematoma, traumatic without open wound(외상성 경막하출혈)’로 되어 있다.

▲ 故 백남기 농민 사망 직후 퇴원기록 <자료제공=정의당 윤소하 의원실>

특히 퇴원 의무기록에 상병코드를 ‘S0651’롤 적어 놨다. 이는 ‘열린 두 개내상처가 있는 외상성 경막하출혈’이라는 뜻으로, ‘S0651’은 국제표준질병코드상 ‘비외상성(I62X)’과는 구분되는 ‘외상성’ 경막하출혈을 의미한다.

▲ 퇴원기록에 진단명은 'S0651'로 되어 있다. 이는 국제표준질병 사인분류체계에 따른 코드에서 '외상성 경막하출혈'을 의미한다. <자료제공=윤소하 의원실>

결국 백선하 교수 스스로 일관되게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진단 해왔음에도 불구, 정작 사망진단서에는 ‘외상성’을 제외한 ‘급성경막하출혈’로 표기한 것.

윤소하 의원은 “백선하 교수가 스스로 서명한 고 백남기 농민의 의무기록에도 진단은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나와있다”며 “스스로 서명할 때는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기록하고, 정작 사망진단서 작성에서는 외상성이 아닌 엄연히 다른 질병코드로 오인될 수 있는 급성경막하출혈만 기록한 이유를 백선하 교수는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백선하 교수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누군지 꼭 밝혀야”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외압이 있으면 떳떳하게 밝혀라”, “서울대는 명예도 없는 곳인가?”, “백교수 뒤에 숨은 검은그림자 누군지 꼭 밝혀야”, “박근혜 정부의 민낯”, “손톱만한 양심이란 게 남아있는 인간이라면 차라리 이제라도 양심 선언해라”, “이제라도 고인과 유가족을 위해 양심선언 해야 한다”, “수상한 구석이 한둘이 아니로군”, “누구의 지령이냐”, “누구의 사주를 받았는지 밝혀라”, “국회의원이나 장관자리 하나 준다고 했나?”, “의사로서의 양심과 서울대학교의 명예를 무엇으로 바꾸었을까요?”라는 등 비난을 쏟아냈다.

“경찰 당국 협의요구 응하지 않겠다…부검영장 전문 공개”

한편,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 협의 요구 2차 시한인 9일 백남기 농민 유족과 투쟁본부는, 부검을 전제로 한 경찰 당국의 협의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또한 “지금까지 유족들은 부검 영장 전문을 본 적이 없으며, 그저 언론을 통해 접한 내용과 대리인단 변호사가 경찰로부터 대략의 내용을 전화상으로 듣기만 한 상태”라며 경찰에 부검영장 전문공개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행조건의 내용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해석이 있으므로, 유족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받아야 협의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