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원회 2016 고등고검, 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시민단체가 고발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건과 관련 4일 “고발장을 살펴보고 있다”며 “수사가 필요하면 수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서울고검, 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수사를 할 만한 포인트가 있는지 법과 원칙에 따라서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하겠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앞서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달 29일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 의혹과 관련해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비선실세’로 지목된 고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개명 전 최서원)씨, 전경련 허창수 회장, 이승철 상근부회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이 아직 해당 사건을 배당하지 않은 가운데 전경련은 시민단체의 고발 다음날인 30일 미르‧K스포츠재단의 해체를 전격 선언했다.

이어 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대기업 계열사 임원의 ‘서류 파쇄 지시’ 증언과 미르재단 빌딩에서 문서를 파쇄한 대용량 쓰레기봉투가 발견됐다는 한겨레신문 보도가 나왔다. 

이를 지적하며 백 의원은 “설립과정을 보면 청와대나 비선실세가 개입하지 않고는 어렵다”며 “검찰 수사에서 설립과정의 문제에 대해 밝혀야 된다”고 촉구했다.

또 “굳이 두개나 되는 재단을 만든 이유가 뭔지, 기업들로부터 그렇게 많은 돈을 거둬 어디에 쓰려고 한 건지 800억원에 이르는 돈의 사용처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대통령의 퇴임 후를 위한 것인지 총선을 앞두고 불법정치자금으로 사용된 것은 아닌지 명확히 밝혀야 된다”며 “이미 증거 인멸 행위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즉각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이같이 수사 의지를 보일 것을 요구했지만 이영렬 중앙지검장은 “어느 수사부서에 배당할지는 잘 판단할 것”이라며 “고발장이 접수된 마당에 이 사건의 중요도를 비롯해서 이런 저런 평가를 하거나 언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입을 다물었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지금 지검장이 수사할 의지가 있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발언을 했다”고 질책했다.

백 의원은 “검찰의 존립 근거가 흔들릴 수 있는 사건이다, 더군다나 올해 2명의 현직 검사가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중요성을 간과하면 국민들은 다시 한번 검찰이 필요한 조직인지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