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대통령 직속 이석수 특별감찰관과 함께 미르재단 관련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내사를 담당해온 특감실 직원들을 일괄 퇴직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에 따르면, 청와대가 지난 23일 이석수 특감의 사표를 수리한 뒤 인사혁신처는 법무부의 요청으로 백방준 특별감찰관보 등 특별감찰관실 별정직 6명에게 자동퇴직을 통보했다.

법무부는 “특별감찰관보와 감찰담당관은 임용 당시 특별감찰관의 임기만료와 함께 퇴직한다”는 특별감찰관법 시행령(3조4항) 규정을 들어 인사혁신처에 이들의 퇴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겨레>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2018년 3월26일까지인 임기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직했는데, 법무부는 사직을 ‘임기 만료’로 보고 이 특별감찰관과 손발을 맞췄던 사람들을 모조리 솎아낸 것”이라며 “국정감사 과정에서 안종범 수석의 미르재단 모금 사건과 민정수석실과의 갈등 등이 공론화되지 않도록 손을 썼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 사의를 밝힌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나와 굳은 표정으로 차량에 오르고 있다.이석수 감찰관은 우병우 수석에 대한 감찰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특별감찰관실을 압수수색하자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사의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야권에서도 특감실 직원 일괄퇴직과 새누리당의 국감 전면 보이콧은 ‘최순실게이트’ 등 박근혜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을 감추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법무부의 요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30일 특별감찰관 국정감사에 출석할 기관증인이 없어져 국정감사가 무산된다”며 “법무부가 황당한 법해석을 내놓은 것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 우병우 수석에 대한 감찰 관련 국정감사를 무력화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런가하면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의 국감 전면 보이콧과 관련,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비리의혹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판단을 아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청와대에선 이번 국정감사를 방해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최순실게이트, 미르-K스포츠재단, 우병우, 이석수 모든 의혹을 일거에 이정현 비공개 단식 블랙홀로 덮어버렸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