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정세균이 물러나든지 내가 죽든지 둘 중의 하나”라며 지난 26일부터 당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같은 당 김영우 의원이 이 대표에 단식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감 보이콧을 결정한 당 방침을 깨고 국감 참여를 선언했다가 전날 자당 의원들에 의해 사실상 감금됐던 김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정현 대표의 단식농성과 관련, 소신발언을 이어갔다.

▲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단식을 3일째 이어가는 이정현 대표가 조간 신문을 읽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 의원은 “기이한 일이다. 당대표든 누구든 단식을 하면 옆에서는 말려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정의장이 정치생명을 잃든지 아니면 이 대표가 목숨을 잃든지 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정말 이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투쟁도 좋고 다 좋다”면서도 “그래도 동료의원의 목숨이 더 소중하지 않은가. 나는 지금이라도 대표께서 단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우리 모두 기본으로 돌아가야하지 않을까”라며 “사람의 생명은 위대하고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국회의장은 균형과 중심을 잡아야 한다. 여야간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며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 국회의 일정은 지켜져야 한다. 그것은 국회의원의 특권 아닌 의무인 것이다. 국방에는 여야가 없고 그게 기본”이라며 국감 참여 의사를 거듭 밝혔다.

김영우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한인섭 교수는 “이게 상식이고 기본”이라며 “집권당 대표라는 분이, 자신의 생명을 희롱거리로 삼아서는 안 된다. 국민교육용으로 정말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정현 대표는 27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난이나 쇼로 단식 시작한 게 아니다”라며 정세균 국회의장이 사퇴할 때까지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014년 대정부질문 때 ‘무노동 무임금’을 거론하며, 의원들의 단식을 비판한 바 있는 이정현 대표는 자신의 단식농성에 대해 “우리가 지금 일을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정치는 행정과는 다르다. 이 자체가 정치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게 어떻게 무노동 무임금이냐. 거야(巨野)의 횡포를 바로잡고 의회주의가 의장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바로잡는 게 어떻게 무노동인가”라고 강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