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안종범(오른쪽) 정책조정수석과 우병우 민정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낸 대기업 관계자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전경련에 얘기해 할당해서 거뒀다더라”라며 녹취록을 공개했다.

노 의원이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청와대의 지시가 없었다고 얘기했는데 기금을 출연한 대기업 관계자는 그렇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의원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미르재단에 출연한 대기업 관계자는 “안종범 수석이 전경련에 얘기해서 일괄적으로 기업들에 할당해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 의원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자금 모금을 누가 주도했는지 보면 정부 조직이다”며 “창조경제추진단의 공동단장인 이승철, 차은택 두 사람이 주도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고 차은택 위에는 최순실이라는 박근혜 대통령 최측근 실세와 안종범 수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 수석은 이승철 부회장과 창조경제추진단 업무로 수시로 연락한다”며 “이 분이 개입하지 않고서는 800억 모금이 가능했겠는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노 의원은 “차은택씨가 재단 임원을 추천했다는 진술도 나왔다”며 미르재단 관계자의 “이사장, 사무총장, 팀장들까지 전부 다 차은택 단장 추천으로 들어온 건 맞다”고 말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노 의원은 “청와대가 미르재단 설립과 모금에 직접 관여했다는 것”이라며 “권력형 비리 의혹에 대해 고발을 하든지 감사‧수사 요청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실세 개입 부분은 문체부 관리 감독 범위는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며 거부했다.

재단 출연 대기업 관계자의 녹취록에 대해 이재정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안종범 수석은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항변했지만 청와대의 철저한 기획 하에 이뤄진 일임이 밝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그토록 국정감사를 저지하는 이유도 청와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은 사실이 되고 있다”며 “청와대는 사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또 “새누리당 의원들은 청와대 거수기라는 오명을 던지고 국회의원으로 국감현장에 돌아와라”고 국감 복귀를 요구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8월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공연장에서 융·복합공연 '하루(One Day)' 관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공연 총연출가 차은택 감독, 박 대통령.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