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주진우 기자 페이스북>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故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퇴임 후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화재단 미르와 K스포츠의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 관련기사 : “박근혜 취임식 한복까지 최태민 딸 순실씨가 챙겨”

<한겨레>는 20일, 최순실씨가 K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에 자신이 단골로 드나들던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원장인 정동춘 씨를 앉혔다고 단독 보도했다.

최순실 씨는 올해 초부터 자신이 잘 아는 주변의 체육인들에게 K스포츠재단의 취지를 설명하며 재단 이사장 등의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13일 취임한 정동춘 K스포츠 재단 이사장은 <한겨레>에 “최순실씨는 우리 고객의 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재단 이사장 제안은 전경련에서 어떤 사람하고 연결이 되어가지고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가 각각 거액의 기업 출연금을 받아 설립됐을 때부터 권력 핵심부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두 재단 모두 이례적으로 설립 신청 다음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설립허가를 받았다. 심지어 두 재단 모두 가짜 창립 회의를 열고 서류를 허위로 꾸며, 설립 허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돈줄도 같다. 두 재단의 설립을 위해 전경련이 나섰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출연금을 각출했다. 불과 몇 개월 만에 80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이 모아졌다.

“전경련 움직이고 대기업들에 돈 내라 할 수 있는 곳.. 청와대 의심”

<한겨레>는 별도 사설을 통해 “전경련을 움직이고 대기업들에 거액의 돈을 내도록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곳으로 당연히 청와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TV조선>은 “안종범 대통령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미르재단의 설립과 모금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TV조선>은 “모금활동은 전경련이 주도했고, 참여 기업들은 지원 금액 가이드라인까지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참여 기업들은 전경련이 청와대의 요구로 모금활동에 나섰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A그룹의 간부는 “전경련이 기업에 얘기를 할 때 전경련이 재단 만드는데 내라고 하면 내겠냐”면서 “미르는 나라에서 하는 문화재단이고.. 정부에서 기획을 했는데, 각 기업들이 출연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르재단 관계자도 “청와대 개입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안종범 수석하고)직접 통화한 적 많다. 청와대 회의 방문도 많다”고 주장했다.

당시 안종범 수석은 “전경련이 그렇게 한다라고 이승철 부회장한테 들어서 어느 정도 되는가 관심을 가졌다. 개입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면서 의혹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 <한겨레>는 사설에서 “(박대통령 비선실세)최순실씨가 K스포츠이사장 선임에 개입한 게 포착됐는데, 결국 그러했기 때문에 청와대가 모금과정에 개입한 게 아니냐고 보는 게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미르와 K스포츠의 권력형 비리 의혹을 철저하게 파헤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최순실 씨가 K스포츠 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한겨레> 보도에 대해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라며 “언급할 가치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