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검찰이 국민의 상식에 맞는 법 구현을 하고 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아울러 재벌 총수에 대한 봐주기식 판결은 근절돼야 한다며 사법부의 엄정한 판결을 촉구했다.

1일 서울고법 형사7부(윤성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해액 규모, 회복 여부, 범행 수법 등에 비춰 최태원 SK 회장이나 이호진 태광 회장에 비해 죄질이 더 나쁘다”며 징역 9년에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기업 범죄로부터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엄정한 형을 선고해 달라”며 엄벌을 요구했다.

▲ 검찰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9년을 구형했다. ⓒmbc 화면 캡처

앞서 지난해 8월 16일 1심 재판부는 “한화그룹의 지배주주이고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김 회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실 차명회사를 불법으로 지원했으며 배임범죄로 인한 계열사 피해도 2883억원에 이르렀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4년 실형에 벌금 51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검찰이 국민 상식에 맞는 법 구현을 했고, 경제민주화의 초석이 되는 역할을 했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종보 상근변호사는 1일 ‘go발뉴스’에 “검찰이 오랜만에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재벌 총수들의 횡령·배임과 같은 범죄가 엄중하게 처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장흥배 간사는 ‘go발뉴스’에 “검찰이 국민의 상식에 맞는 정상적인 법 구현을 했다”며 “경제민주화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재벌 총수에 대한 봐주기식 판결은 근절돼야 한다며 사법부의 엄정한 판결을 촉구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경제위원회 김한기 팀장은 ‘go발뉴스’에 “향후 법원의 선고가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일반인의 법 감정에 배치되는 판결이 많았다. 사법부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김 팀장은 “외화 밀반입 혐의 등으로 이미 몇 차례 형을 선고 받은 김승연 회장의 죄는 가볍지 않다”며 “재벌 총수의 범죄 행위에 대한 사법부의 단호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화 그룹 홍보실측은 검찰 구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go발뉴스’에 “재판이 진행 중이라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