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국회의장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건국절 논란과 관련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의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도 ‘1948년 건국론’을 언급했다”는 주장에 대해 18일 “당시에는 건국절이라는 말이 있지도 않았다”며 반박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2006년경 우익학자들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고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건국절 발언이 논란이 되자 김용태 의원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박 대통령의 1948년 8.15 건국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식, 발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8월15일에 건국 50년 시점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기해 제2 건국 운동을 펼쳐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2003년 8·15 경축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은 해방이 되고 ‘그로부터 3년 후 민주공화국을 세웠다’라며 ‘이는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건설한 것’이라고 의미까지 덧붙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늘 하듯이 또 억지주장을 하고 있다”며 두 대통령의 ‘건국’이란 표현은 “예를 들어 제2건국 운동도 과거의 독재, 권위주의적인 나라에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기반을 한 나라로 만들어가자고 하는 표현으로 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전 위원장은 “두 분 모두 다 1948년이 대한민국 원년이라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는 시도에 대해서는 분명히 안 된다고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수립’을 때에 따라서는 ‘건국’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며 “문제는 저쪽의 의도가 아예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건국절을 공식적으로 만들겠다고 노골적으로 시도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건국-정부수립 혼용 사용…MB‧朴정부 ‘역사교과서 작업’ 맞물리며 이념논쟁화

일명 ‘건국절’ 주장은 노무현 정부 4년차인 2006년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동아일보에 ‘우리도 건국절을 만들자’는 칼럼을 실으면서 처음 등장했다. 한국의 근대화가 일본의 식민지배를 통해 이뤄졌다는 ‘식민지근대화론’에 근간을 둔 것으로 초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때문에 ‘1948년 건국’이란 표현은 ‘1948년 정부수립’과 혼용해 사용됐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뉴라이트 단체의 ‘대안 교과서’가 출판되고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이 맞물리면서 이념 갈등의 중심 단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