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건국절’ 발언에 대해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16일 ‘이러니 친일파 후예의 숨은 의도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저들이 ‘친일파의 후예라는 얘기를 그만 하자. 이미 다 아는 사실이고 정치적으로 효과도 없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만 하고 싶어도 계속 해서 헌법을 부정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시도를 하니 그 뒤에 숨은 의도를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숨은 의도’와 관련 김 전 위원장은 고승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의 이날자 민중의소리 <박 대통령의 ‘건국절’ 발언, 헌법 흔드는 위험한 ‘소신’> 칼럼을 소개했다.

고승우 민언련 이사장은 “박 대통령이 앞장서서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학계에서는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며 헌법을 부정한다는 것은 곧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1948년 제헌국회가 제정한 헌법전문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명시하고 대한민국 관보 제1호에 임시정부의 연호를 사용한 것을 부정한 것”이라며 “심각한 국헌 문란 행위라는 비판과 함께 탄핵소추에 해당한다는 법리적 판단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관련 한상권 덕성여대 교수는 “실효적 지배를 기준으로 국가 독립을 판단할 경우 독립운동의 역사는 실종되고 우리가 주장하는 ‘식민지배는 불법이자 무효’라는 ‘불법무효설’은 설 땅을 잃게 된다”며 “대신 식민지배는 ‘합법적이고 유효하다’는 ‘합법정당론’으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승우 “朴 거듭된 발언, 의도적…건국절 되면 반헌법 사태 발생”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도 지난해 10월 강연에서 “보수세력의 ‘혈통’인 친일을 세탁하려는 속셈”이라며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으로 유지되는 한 친일문제는 끊기 어려운 족쇄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대들의 친일 죄상을 덮고, 이들을 대한민국 건국의 주역으로 환치하면서 후손들이 기득권을 유치하려는 역사왜곡이고 정치적 곡예”라며 “이를 위해 교과서를 국정화하여 선대들의 죄상을 덮고자 한다”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지적했다.

이어 김 전 관장은 “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이 이른바 건국절이 되면 헌법정신을 정부가 앞장서서 침해하는 반헌법 사태가 발생한다”고 비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및 유족과의 오찬에 참석, 김영관 독립유공장의 대표 인사말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같은 학계 의견들을 소개하며 고 이사장은 박 대통령의 거듭된 발언은 “의도가 명백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고 이사장은 “행정수반으로서 법률적, 정치적 권한과 책임을 전제로 한 이른바 소신 발언이라고 해석된다”며 “법치국가에서 반드시 그 책임 문제가 가려져야 할 중대 사안”이라고 역설했다.

또 “취임 첫 해인 2013년과 2014년 8·15광복절 경축사에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그 이후 말을 바꿨다”며 “국민이나 야당을 얕잡아보거나 탄핵 국면을 자초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추론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헌법전문 제1호정신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하고 1948년을 건국절로 하자는 세력, 친일과 항일의 역사를 모두 지우고 친일을 건국공신으로 책봉하려는 책동이다”고 성토했다.

정 전 의원은 “과거를 두려워하는 세력에게 민족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