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양이 사고를 쳤다. 일제의 전범기를 SNS에서 내보였다. 실수였다며 그녀는 즉각 사과했다. 엄밀하게 보면 청년세대에게 역사의식 고취에 실패한 정부와 언론 탓이 크다. 그런데도 친일파와 매국 앞잡이가 판치는 정권과 언론은 신난듯 매질이다.

덩달아 설현까지 재소환시켜 회초리질이다. 멋진 지코가 있으니 든든하긴 하지만 그래도 종일 설현에게 미안한 하루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한민국 언론의 연예인에 대한 공익과 윤리의 기준은 과도하다.

설현만큼 안중근을 몰랐던 청와대 그녀가 오늘은 '무려' 광복절 기념사를 했다. 유해조차 조국에 모시지 못한 죄스런 정권의 권좌에 앉아있는 그녀, 심지어 안중근 의사를 두 번 죽이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거사장소인 하얼빈과 순국장소인 뤼순조차 구분을 못한 것이다.

그녀는 6번의 뤼순 법원 형사공판을 통해 일제 침략의 부당함을 세계 만방에 고발한 안중근 의사의 '역사적' 법정투쟁을 알지 못했으며, 나아가 테러가 아닌 전쟁을 수행한 의병장을 살인죄로 법정에 세운 일제의 부당한 기소를 인정하는 셈이니 더이상 사사로이 목숨을 구하지 말라며 항소를 포기시킨 안중근 의사 어머님의 절절한 조국애 따위는 들어본 적도 없었던 거다.

쥐잡듯 연예인 다그치던 언론들 정작 꿀먹은 벙어리다. 그래서 그런지 청와대 그분 아직 사과 한마디 없다. 하지만 문제는 사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란게 문제다. 대통령의 말은 국가시스템의 작동 결과다. 단순히 개인적 실수라고 넘길 수 없는 구조적 통치의 난맥상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기념사 팩트체크조차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얘기다. 참 무능한 정권이다. 더 심각한 것은 팩트보다 내용에 있다. 기념사에 넣을 정책과 비전을 협의하고 결정할 스태프들이 도무지 민족의식이란 찾아볼 수 없고 직언할 용기도 없는 자들이어서, 건국절 운운하며 임시정부의 법통을 규정한 헌법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발언이 적혀있는데도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이토록 허술하고 일방통행식 통치 시스템을 통해 개성공단이 폐쇄되고, 한일 위안부 협상이 졸속 체결되고, 또 민족의 앞길을 가로막는 사드 배치가 밀실 합의됐을 것을 생각하니 억울하고 분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내년 12월20일까지 며칠이 남았는지 다시금 손꼽아 헤아려보자. 아.. 치욕의 밤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