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6 전경련 최고경영자 하계포럼에 참석한 최영진 연세대 특임교수가 '동양과 서양: 태평양 시대의 한국'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경련 제공, 뉴시스>

이명박정부 시절 주미대사를 지난 최영진 전 연세대 특임교수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해 29이 “사드를 배치하면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뉴시스>에 따르면 최 교수는 이날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6 전경련 CEO 하계포럼’에서 ‘동양과 서양: 태평양 시대의 한국’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 뒤 사드 배치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사드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잃을 것을 계산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며 “얻을 수 있는 것은 북한의 도발을 막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사드로 막아지는 것이 일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북한이 모든 문제를 안고 있는데 사드를 확정하면 우리가 중국이나 러시아에는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라며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그럴 리 없지만 중국이 경제보복을 할 경우 대책이 없다. 그런 것을 생각해 볼 때 경제적으로 올 파장이 클 수 있다”며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크고, 사드 배치는 남·북한 문제 못지않게 미·중 간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최 교수는 “중국과 미국은 (우리가)둘 다 잡아야 한다. 중국은 협력관계이고 미국은 동맹관계”라며 “다 잡는 것이 놀랍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향후 국제정세에 대해 “태평양시대는 경제협력이 되면서 가기 때문에 전쟁 없이 바둑 두듯 할 것”이라며 “경제력은 중국이 갖고 군사력은 미국이 갖는 바둑판 형세가 앞으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한·중 협력은 4000억달러에 육박하는데 한·미 경제는 1000억달러 정도이니까 우리가 중국에 의지하고 있는 경제력이 워낙 커서 어떻게 할 수 없다”며 “한·미 동맹도 한국이 경제 13위에 일본 방위를 위해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이)한국도 방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쪽을 불필요하게 선택하기보다는 둘 다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교수는 2013년 10월 세계일보와의 ‘한·미동맹 60주년’ 인터뷰에서도 “우리 외교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를 같이 키워나가는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태평양 시대의 새 패러다임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라고 역설했다.

그는 “대서양 시대에는 군사력을 앞세워 전쟁을 통해 최강국이 됐다면 태평양 시대는 무역 패러다임의 시대”라며 “군사력으로만 패권국가가 되던 시대는 지났고, 큰 경제력과 무역규모를 지닌 나라가 세계를 이끄는 시대”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태평양 시대를 맞아 미·중 간 경쟁도 치열해졌지만 협력의 중요성도 커졌다”며 “전쟁은 서로 피할 것이다. 서로 잃을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2조달러 이상 갖고 있고, 반대로 중국은 미국시장이 없으면 경제를 유지하기 힘들다”며 “한·미는 ‘동맹’, 한·중은 ‘협력’으로 규정해야 한다. 국익을 위해 이 둘을 동시에 키워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의 견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트위터에서 “이건 확실히 MB가 낫군요”라고 공감하며, 사드 배치를 급하게 결정한 박근혜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