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망 좋은 집>의 이수성 감독이 개그우먼 곽현화 씨의 동의 없이 노출 장면이 포함된 영화를 ‘감독판’ 등 명목으로 유료로 유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배용원)는 2012년 개봉작 <전망 좋은 집> 이수성(42) 감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및 무고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곽현화 씨는 지난 2014년 2월 인터넷을 통한 IPTV 등에 <전망 좋은 집> 판권을 판매, 사실상 재개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동의 없이 극장판에서 삭제됐던 상반신 노출 장면들을 재편집, 이를 유포한 혐의로 이 감독을 형사 고소했다. 하지만 이수성 감독은 사전 합의하에 영상을 촬영했다며 곽현화 씨를 맞고소 했다. <관련기사 ☞ 곽현화, 상반신 노출 감독 고소.. 감독 맞대응>

▲ <사진제공=뉴시스>

이수성 감독 불구속 기소로 해당 사건이 재조명 되면서 곽씨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의 악플로 인해 곽현화씨가 2차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곽씨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송하는 몇 년 동안 너무 힘들어서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든 일절 신경쓰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쏟아지는 기사와 댓글을 무시하지 못하고 읽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말의 힘이란 것이 얼마나 강한지, 한 줄의 댓글이 사람에게 얼마나 상처를 줄 수 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며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건의 문제를 제대로 말하겠다”고 말했다.

곽씨는 애초 ‘뒷태’만 촬영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이수성 감독이 ‘노출신이 극의 흐름상 필요하다’고 계속 설득했고, ‘나중에 빼달라고 하면 빼주겠다’고 한 감독의 약속을 믿고 촬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촬영 후 장면 삭제 요구가 ‘편집권 침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곽씨는 “감독의 편집권을 인정한다. 그것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라면서 “하지만 그것은 합의된 내용에 따른 편집권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씨는 “제가 합의한 것은 ‘빼달라고 하면 빼주겠다’고 한 것”이라며 “일단 찍었으니 무조건 감독의 권한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이미지출처=곽현화씨 페이스북>

곽현화 씨는 소송을 진행하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한 후 관련 기사에 달리는 악플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곽씨는 “댓글에 많은 분들이 ‘그러니 애초에 왜 그런 영화를 찍었냐’라고 한다”며 “첫 영화였고, 주연이었고, 또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 다른 새로운 역할이라 욕심이 생겼다. 잘해서 많은 분들께 사랑받고 싶었다”며 영화를 찍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것이 제가 당해도 되고, 이런 결과를 짊어져야 하는 이유라 말할 수 없다”며 “성범죄는 범죄다. 가해자의 잘못이다.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곽씨는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이런 잘못된 생각이 이번 소송건에서도 얘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번 소송으로 심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기사에 달리는 댓글은 저를 2차 고통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내가 이런 직업을 가졌으니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자신을 다독였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며 네티즌들에게 “악플러들은 댓글을 지워달라. 추후에 심한 인격모독, 허위사실을 적은 댓글은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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