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의 동성결혼 신청을 각하하자, 이들은 항고 의사를 밝히며 “동성 커플에 대한 법원의 각하가 있을 때마다 2배수 이상씩 소송 당사자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법원의 각하 결정 다음날인 26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법원에서 인정을 하던 아니던 우리는 부부”라면서 “그렇지만 우리 부부가 법적, 제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이 법조항으로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날 동성부부 두 쌍이 새롭게 혼인소송을 제기했다며 이들은 40대 후반의 레즈비언 부부로 1999년부터 지금까지 18년을 함께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30대 게이 부부는 2008년부터 함께 살고 있으며 2013년에 양가 부모와 가족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면서 “이 두 부부도 4월에 관악구청과 종로구청에 혼인신고를 했지만 ‘동성 간의 혼인신고는 접수할 수 없다’며 혼인신고를 불수리했다”고 전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동성혼은 법적으로 보장할 수 없다는 사법부 판단에 “더 열심히 싸우겠다”며 “한 부부의 혼인을 인정하지 않으면 두 부부가, 두 부부의 혼인을 또 인정하지 않으면 네 부부가 나설 것”이라며 법적 투쟁을 예고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날 녹색당도 논평을 내고 “결혼이 단지 양성간에만 이뤄져야만 한다는 것은 차별”이라고 지적하며 “가족 구성의 동력이나 원리는 ‘양성간 결합과 출산’이 아니라 연대와 우애, 존중과 사랑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입법적으로나 사법적으로나 동성커플이 결혼할 권리를 지지하고 실현하는 데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5일 서울서부지법(판사 이태종)은 두 사람이 지난 2013년 12월 신청한 혼인신고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오마이뉴스> 등에 따르면, 재판부는 “신청인들의 입장에 공감이 가는 바가 없지 아니하고, 처한 상황이 안타까운 것도 사실”이라며 공감을 표하는 동시 “동성혼을 입법적으로 허용하는 국가가 여럿 있고, 다양한 형태의 혼인 유사 관계의 지위를 부여하는 국가도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혼인제도가 다양하게 변천돼 왔지만 남녀의 결합관계라는 본질에는 변화가 없다”며 “현행법의 통상적 해석으로는 동성(同性)인 신청인들 사이의 합의를 혼인의 합의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시대적 상황 등이 다소 변경되긴 했지만 별도의 입법조치가 없는 한 현행법상의 해석론 만에 의하여 동성 간의 혼인이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