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의 MBC노조 파업 불법개입 정황이 드러나자 전국언론노조와 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조능희)가 20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국정원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언론노조는 국정원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면서 “이번 소송은 단순한 이슈 파이팅 소송이 아니”라면서 “‘청와대-국정원-공영방송뉴라이트이사-공영방송낙하산 사장’으로 이어지는 국가권력의 조직적인 언론장악 공모를 철저히 밝혀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 <이미지출처=전국언론노조 영상 캡쳐>

언론노조는 2012년 MBC 공정방송 파업에 대해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 등 불법 행위를 했을 것으로 보고, 국정원 트위터 계정 등을 추가로 파악했다.

그 결과 검찰과 법원이 국정원 직원 계정으로 인정한 8개의 계정이 2012년 9월부터 11월 사이 언론노조 MBC본부를 ‘종북노조’로 비방하거나, ‘이중생활 불법선거운동, 사생활 폭로 등’을 언급한 증거를 확보했다.

언론노조는 이 밖에도 검찰이 국정원을 수사하거나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한 자료에 더 많은 증거들이 확보됐을 것으로 보고, 이번 소송을 통해 전모를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한편, MBC본부 조능희 본부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대한민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세계 70위까지 떨어졌는데, 그 이유가 정권의 비열한 공작과 탄압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조 본부장은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는 불가분의 관계인데, 이렇게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묻고는 이어 “그것은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려 국정을 농단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근혜 정권은 언론을 장악하면서 공영방송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어 놓았다”며 “그러니 이번 총선처럼 국민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아부만 좋아하다가 국민의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