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다이빙벨>에 이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도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이 외압에 의해 상영되지 못할 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1>에 따르면, 김영진 수석프로그래머는 7일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JIFF) 폐막 기자회견에서 “외압으로 인해 영화제 시작 불과 며칠을 앞두고도 (영화 ‘자백’) 상영 여부를 놓고 이야기가 오고갔다”고 밝혔다.

김 프로그래머는 이같이 밝히며 “하지만 전주영화제만은 검열, 억압 등에서 벗어나 감독들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태동한 영화제인 만큼, 조직위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자백’ 상영에 힘을 실었고,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정치적, 예술적으로 난해한 작품, 감히 아무도 보지 않을 것 같은 영화 등 소수 취향 작품들도 상영의 기회를 제공해 관객들의 영화 감상의 폭을 넓히는 데 영화제가 일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백’은 <뉴스타파>가 제작, MBC해직언론인인 최승호 PD의 첫 연출작으로 공개되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과 넷팩(NETPAC)상을 동시에 수상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승호 감독은 영화 <자백> JIFF 초청 당시를 회상하며 “시사 직후 그는(김영진 수석)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주 영화제에 초청되신 것을 축하합니다’라고 했다. 그 느낌 좋았다”며 “부산 영화제가 다이빙벨 상영 이후 겪어온 고초를 봐온 입장에서 전주의 흔쾌한 결정은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외압이 있었다’는 김 수석의 말을 전하며 “누가 왜 외압을 행사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얼마나 고초를 겪었는지는 짐작할 수 있다”며 김 수석을 비롯한 JIFF 관계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이 영화가 시민 여러분께 다가가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분들이 보호자 역할을 해야할지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