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8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손녀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자전거 산책을 즐기고 있는 생전의 모습. <사진출처=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5일 “‘친노’를 폄하하며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어쩌면 ‘친노’의 상처와 관련된 가해자들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손 당선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앞으로 ‘친노’를 유독 자주 입에 올리는 사람들을 더욱 유심히 살펴봐야겠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앞서 이상돈 국민의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4일 SBS라디오에서 “김종인 박사님의 역할이 끝나면 더민주는 또 다시 친노당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박지원 원내대표는 우상호 의원이 4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되자 “친문이 밀었으니 됐지”라고 평가절하했다. 박 원내대표는 2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노 성향 후보는 국회장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표를 줄 생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았지만 언론들은 여전히 야당내 갈등을 친노-비노 구도로 보도하고 있다.

손 당선자는 “‘친노’는 상처를 지닌 우울한 사람들, 지키지 못한 자책감에 슬픈 사람들, 5월만 되면 더 우울해지는 그런 사람들”이라며 “참다참다 폭발하면 무섭게 뭉치거나 크게 반발하는 그 분과도 닮은 열정적인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슬픈 ‘친노’는 유시민 같다, 그래서 ‘친노’들은 유시민에게 열광한다”며 “가장 아픈 ‘친노’는 문재인이다. 그래서 ‘친노’들은 문재인에게 의지한다”고 평가했다.

‘친노’ 이름 붙이기에 대해 전우용 역사학자는 트위터에서 “콜럼버스는 자기가 발견한 땅이 인도인 줄 알고 원주민들을 ‘인디언’이라 불렀다”며 “유럽인들은 곧 그땅이 인도가 아닌 줄 알았지만, ‘인디언’이란 이름은 바꿔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 이름에 미개, 악덕 등 부정적 이미지를 담아 확산시켰다”고 역사를 되짚었다.

전 학자는 “세상에는 남에게 이름을 붙이는 자와 남이 이름붙인 대로 불리는 자가 있다”며 “이름 붙이는 권리는 남의 이미지와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권리”라고 말했다.

그는 “남이 붙인 이름과 그 이름에 담긴 이미지를 수용하는 건, 그의 가치관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학자는 “일부 정치인에게 ‘친노’라는 이름을 붙이고, ‘종북 좌파’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담아 확산시킨 세력이 있다”면서 “어떤 사람들이 ‘친노’인가요? 한국 정치인들이 이미 죽은 사람 중심으로 계속 뭉쳐 있을 만큼 의리가 있는가요?”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도 전 학자는 “어떤 대상을 제대로 보려면, 먼저 남이 특별한 의도를 담아 붙여 놓은 이름을 무시해야 한다”면서 “남이 붙여놓은 이름과 그 이름에 담긴 이미지를 그대로 수용하는 건, 남이 쳐 놓은 그물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