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SNS의 힘만으로 20일 현재 유튜브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해 8월 말 세월호 참사 500일을 맞아 유튜브와 고발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공개한 지 7개월 여 만이다.

이상호 감독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위대한 국민들께서 세월호 진실을 차단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부산영화제를 뒤흔든 서병수 시장을 사실상 탄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서씨는 이 영화를 보지도 않은 채 정치적이라거나, 영화도 아니라며 막아섰지만 부산영화제는 당당히 세월호 참사의 작은 진실을 담은 영화를 지켜냈다”며 “대한민국 어느 언론도 감히 하지 못한 일을 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랑스런 부산영화제 지키기, 주변에 다이빙벨 나눠 보기로 함께 하자”고 호소했다.

영화 <다이빙벨> 유튜브 관객 100만 돌파와 관련, 소설가 서해성 교수는 ‘go발뉴스’에 “한국 사회는 여전히 세월호를 넘어설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영화 ‘다이빙벨’과 100만 관객은 바로 이에 맞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역사는 기억과 진실로 싸우는 것”이라며 “다이빙벨은 기억과 진실의 부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참사 2년이 지났지만 ‘다이빙벨’이 이의를 제기한 그 지점에 여전히 멈춰있다”며 “다이빙벨은 진실을 알기 위해 여전히 침잔 중이다. 이것은 비극”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 여전히 통제된 사회, 이를 보여준 게 바로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라며 “부산국제영화제 문제를 포함해 진실을 감추려는 모든 것들이 세월호이자 세월호가 침몰한 맹골수도”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아울러 정치권을 향해 “20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세월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세월호 의제가 1순위가 아닌 2, 3번째로 밀리면 세월호의 진실은 밝힐 수 없다. 20대 국회는 4‧16 방향으로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긴급기자회견에서 채윤희(왼쪽 두 번째) 고문이 입장 발표하고 있는 모습.참석자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부산시가 영화제의 자율성을 계속 부정한다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사진제공=뉴시스>

한편, <다이빙벨>로 촉발된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등으로 올해 영화제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영화인들이 ‘서병수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와 ‘영화제의 독립성 보장’, 더 나아가 ‘표현의 자유 보장’을 촉구하며 영화제 참가 전면 거부를 선언했고,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국내외 작품 공모에서 응모 작품 수도 지난해에 비해 줄었다.

김지석 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는 <한겨레>에 “영화제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응모가 줄고 있다”며 “올해는 초청작품 축소가 불가피하며 축소 폭이 얼마일지가 문제”라고 밝혔다.

▲ 서병수 부산시장 <사진제공=뉴시스>

상황이 이런데도 부산시는 여전히 영화제에 대한 통제권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겨레>는 “부산시는 시장이 영화제 조직위원장을 임명하는 쪽으로 정관 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영화제 집행위원회로부터 복수의 후보를 추천받아 임명한다고 하지만, 영화제 쪽은 부산시가 영화제를 계속 장악하려 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일련의 사태와 관련,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다이빙벨’ 때문에 20년 전통의 국제영화제를 망치는 걸 보면 분명 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라며 “그러니 부산시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압력을 넣는 건 의혹만 증폭시키는 짓이다. ‘보통 이하’의 어리석은 사람들이, ‘수준 낮은’짓을 한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