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당무 거부’와 관련 언론이 자막으로 긴급, 속보, 충격 등을 남발하며 ‘침소봉대’하는 행태를 꼬집는 패러디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SBS는 22일 <[비디오머그] 김종인 대표와 와인과의 관계…특종 밀착취재?>란 제목의 영상에서 21일 김종인 대표가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수행비서의 전언 등을 담았다.

김 대표의 자택에서 나온 수행비서가 한 말은 “별 말씀 없으셨다”, “그냥 와인 한잔 하시고...자야겠다고 나가라고 하셨다” 정도였다.

그러나 자막에 <긴급>, <속보>, <단독>, <특종>, <중대발표>, <충격> 등을 붙여 중대한 발표를 했거나 긴급한 상황이 벌어진 것처럼 패러디해 화면을 만들었다. 

김 대표가 아무말 없이 자택으로 들어가자 <[단독] 김종인 대표 가방, 좋은 가방으로 보여>, <[긴급] 김 대표, ‘한 마디만 해달라’ 요청 외면> 등의 자막을 붙였다.

수행비서의 “(김 대표가)와인 마시고 계셨다”는 말에는 <[충격] 김대표, 비례대표 논란 中 와인 마셔>, <[긴급] 와인 1~2잔 마셔…정확한 주량 논란>, <[단독] 김 대표 마신 와인, 노화 억제 성분 풍부> 등의 자막을 달았다.

<[특종] 고령 김 대표 정력적 행보…와인 효과?>란 자막은 <[특종] 고령 김 대표 정열적 행보…와인 효과?>라고 ‘정력적’에서 ‘정열적’으로 급히 수정하기도 했다.

수행비서의 전언이 별 내용이 없자 수행비서의 외모에 초점을 맞춰 <[긴급] 김 대표 수행비서, 강렬한 눈빛의 보유자>, <[단독] 피부도 범상치 않아…‘물광 피부’ 추정>이란 자막을 붙이기도 했다.

이어 차에 오르면서 수행비서가 “갈게요~ 고생하세요~”라고 말하자 <[긴급] 수행비서, 훈훈한 매너…‘훈남’ 등극?>이란 자막으로 영상을 만들었다. 종편이 자극적인 자막으로 보도하는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SBS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각 매체들 간의 보도 경쟁도 자연스럽게 치열해지기 마련이다”며 “그래서 사소한 것에도 초점이 맞춰져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자극적인 보도로 포장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모든 것에 대한 ‘알 권리’가 있지만 꼭 ‘모든 것’이 ‘아주 중요한 것’인 양 전해야 하는 걸까요?”라며 “언론으로서 국민의 알 권리를 방패 삼아 사소한 일들을 ‘과대 포장’ 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고 제작 취지를 밝혔다.

해당 영상에 대해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이렇게 종편을 까다니, 역시 스브스”, “TV조선 막무가내 특보 자막 까는 거 보소”, “정력에서 정열로 급수정”, “와 대박이다 그냥 보면 누가 재밌게 만든 영상인줄 알겠네”, “뭐지 한마디 할 때마다 특종이여”, “센스 돋보였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