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세계여성지도자)도 다 나름대로 성공한 정치인이지만, 그러나 대부분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고 튼튼한 거구를 자랑하는 분들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우리대통령님께서는 여성으로서 미와 그리고 모성애적인 따뜻한 미소까지 갖고 계십니다. 이럴 때 박수를 안치는 분들은 사상이 불순하지 않나 싶습니다.’

▲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2016년 3월 3일 서울 코액스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가 한 말이다. 사람 앞에서 이런 말을 하면 보통사람들은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우리 대통령님께서는 기분이 좋아 웃고 계신다. 보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세계여성정치인들의 신체를 비하하고 외모를 들먹이며 여성을 대상화...’ 하는 종교지도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종교인들이 대통령을 위한 기도를 한다...? 정치인도 경제인도 아닌 종교인이 이 닭살 돋는 아부성 발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던 초기 기독교는 바울이 로마지배 하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권력은 위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다’는 말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에서 이런 발언은 인간의 권력지향적인 본성으로 이해해야 할까?

정교분리를 말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정교분리는 말뿐 사실상 제정일치의 유습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제정일치시대에나 필요했던 십일조는 교회 안에서 고스란히 남아 있고, 종교인의 세금 문제는 아직도 공론화조차 못하고 있다. 정교분리가 아니라 정교유착이다. 조찬기도회가 '권력을 하사(?)한 신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일까? 그렇다면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주의를 파괴한 박정희나 광주시민을 학살하고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일당까지 하느님이 내린 권력이라고 우길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종교의 역사는 변절의 역사다. 제사가 정치를 장악하던 제정 일치시대에는 지배자들이 민초들이 깨어날까 불안해 종교와 타협한다. 난생설화나 영웅탄생의 신화가 먹혀들어 가지 않는 사회에서는 절대권력의 유지를 위해 종교가 필요했고 종교는 권력의 보호가 필요해 쌍생관계를 맺는다. 정치와 종교의 쌍생은 이렇게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오랜 역사를 함께 해 왔다. 그런데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오늘날까지 대형교회 지도자들이 권력의 주변을 맴도는 이유가 무엇일까?

태생적인 한계일까? 아니면 자신의 약점을 감추기 위한 보호막일까? 유신정권의 박정희를 찬양하기 위해 등장한 조찬기도회의 역사는 오늘날 대형교회의 비리를 눈감아 달라는 종교지도자들의 암묵적인 요구와 무관할까? 정당성이 부족한 정치지도자들의 지지와 부도덕한 종교지도자들과의 공생관계.... 그것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닭살 돋는 조찬기도회의 모습이 아닐까? 약점이 없는 종교지도자들은 권력 앞에 비굴하게 조찬기도를 하지 않는다.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는 권력과 타협하고 권력의 떡고물이나 얻어먹겠다는 비열한 추태를 부리지 않는다. 교조를 팔아 현세의 부귀영화를 쫓는 종교 지도자들은 거짓선지자요 적그리스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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