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더불어 민주당 등 야 3당이 테러방지법을 막기 위해 시작했던 필리버스터가 2일 이종걸 원내대표를 끝으로 마침에 따라 각 당은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해 공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새누리당이 180~200석을 얻을 것이란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선거가 40여일 남은 시점에서 필리버스터 열풍 이유와 그로인한 선거 전망 등을 듣고자 지난 2일 잠원역 근처 커피숍에서 이용마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을 만났다. 다음은 이 선임연구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용마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 ⓒ 이영광 기자

- 결국, 더 민주당이 1일 필리버스터를 중단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설마 했어요. 원래 1일 당장 그만두는 것처럼 기사가 나왔다가 다시 의총을 한다길래 설마 했죠. 그런데 1일 밤에 최종 중단 결정했다는 기사를 읽고 너무 충격을 받아 말 그대로 멘붕 상태에 빠져서 잠을 잘 못 잤어요.” 

“필리버스터 중단, 정치적 감각 없는 사람들이 지도부 장악”

- 충격이 컸나 봐요?

“컸죠. 저는 그동안 새누리당이 180~200석을 얻을 거란 얘기가 나올 때도 어차피 소선거구제에서는 양당구도로 갈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온 정치를 볼 때 너무 실정이 커서 야당에 분명히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기회가 처음으로 주어진 게 이번 필리버스터라고 생각해요. 현 정부 들어선 이후 야당이 스스로 이슈메이킹을 하거나 국민으로부터 잘한다는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선거를 앞두고 필리버스터가 일어났고, 야당에 대해 사람들이 처음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새누리당조차도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통해 선거운동을 한다고 굉장히 위축되고 두려워하는 상황이 전개됐거든요.

더욱이 사상 유례가 없는 정부 여당의 북풍 몰이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있었거든요. 한미가 합작해 F22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날아다니고, 김정은을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는 그야말로 한미 합작의 초대형 북풍이 일고 있는 상황에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도 야당의 목소리가 처음으로 국민에게 전달되는 엄청난 상황이 전개되거든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그만두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요? 이렇게 정치적인 감각이 없는 사람들이 야당의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 김종인 대표 등 비대위는 “이대로 더 가면 역풍이 불 것”이라던데.

“조금 더하면 역풍이 부는 게 아니라 지금 그만둠으로써 엄청난 역풍을 맞았죠. 조금 더하면 역풍이 분다는 논리가 뭐냐면 조금 더하면 4월 13일 일정에 맞춰서 선거하기 어렵다는 것이거든요. 전부 거짓말이죠. 3월 10일에 필리버스터는 끝날 거고 그러면 여당은 11일 임시국회 소집해서 테러법안 통과시킬 거고 선거법안 통과시킬 거 아니에요. 3일 선거법이 통과되나 11일 통과되나 일주일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어요?

선관위에서 3월 4일까지 안 하면 안 된다고 했다던데 거긴 지금 중립 기관으로 보기 어렵죠. 그리고 선거가 좀 연기되면 어떻습니까? 선거가 일주일 연기된다고 대한민국이 난리 나나요? 19대 임기가 5월까지예요. 선거 5월에 해도 아무 문제 없어요. 오히려 지금은 북풍이 몰아치는 때라서 북풍을 피해 가는 게 맞죠.

▲ 김용익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회 필리버스터 패러디 <사진출처=트위터 이용자 ‘81****’>

야당에서 주장하는 대로 이념논쟁이 아니라 경제 논쟁하고 싶다지만 북풍이 몰아치는 마당에 야당이 경제문제 얘기한들 반영이 얼마나 되겠어요? 때문에 북풍이 수그러드는 5월이 나아요. 지금 대한민국 국민 중에 선거에 관심 갖는 사람이 몇이나 돼요? 오로지 필리버스터 하나 때문에 야당이 버텨온 것이고 경제논쟁 하고 싶다면 필리버스터에서 경제 논쟁하면 되잖아요.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하면서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함께 부각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가 필리버스터잖아요.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 3년 동안 스스로 이슈메이킹한 게 하나도 없어요. 언론과 정부기관이 다 장악되고 국정원이 보이지 않는 사찰 하고 있을 상황에서 야당은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야 하는데 그 기회를 스스로 박차버렸잖아요. 스스로 이슈를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아요. 그러나 지금까지 야당이 보인 모습을 보면 스스로 만들 능력은 하나도 없다고 봐요.” 

- 그럼 중단한 이유는 뭘까요?

“저도 모르지만, 비대위의 핵심 멤버가 김종인 대표와 박영선 의원이잖아요. 박 의원 스스로 어제 자기에게 화살을 쏘라고 얘기했던데 결국 엄청나게 많은 야당 지지자들이 중단을 반대한다는 걸 알고 있단 얘기잖아요. 그러면서 강행한 거죠. 그러면 야당을 지지한 많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거죠? 투표하지 말란 얘기예요?

아니면 결국 자기들 멋대로 하더라도 결국 찍을 당이 자기들뿐이란 것일텐데 오만함이에요. 그런데 진보 성향을 띤 사람들은 무조건 찍지 않아요. 저 사람이 내가 지지할지 말지 먼저 따져봅니다. 진보 성향의 유권자와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 비교해보면 진보유권자들의 기권율이 훨씬 높습니다.

보수 유권자들은 거의 맹목적으로 투표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조금 부패해도 우리 편, 이러잖아요. 하지만 진보는 달라요. 저 개인적으로도 투표하고 싶은 맘이 사라졌어요. 양당 구조 깨지 않으면 이런 일이 끊임없이 반복될 것 같아요. 언제나 ‘지금 야당이 여당보단 낫지 않느냐?’ 이런 식으로 계속 버티는 건데, 이제 유권자들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정의당도 근성 못보이고 구색맞추기 필리, 무기력증 빠진 듯”

- 원인 중 하나가 언론 같아요, 무슨 말이냐면 더 민주당 지도부는 지금도 조중동을 보고 판단한다고 들었어요. 즉 조중동이 공격하니 스스로 겁먹은 거죠.

“지금 야당에 조중동식 사고를 가진 사람이 상당히 많아요, 지난번 분당될 때 조중동식 사고를 하는 분은 국민의당으로 가서 합리럭 보수정당을 형성하고 더민주당을 조금 더 진보적인 성향의 의원들로 구성해서 진보성을 강화한다면, 그 구도도 크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 했어요. 그렇게 되면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이라는 일베식 정당과 경쟁하거나 무너뜨릴 수 있는 상황까지도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문제는 그때 많은 사람이 나가질 않았죠.

▲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는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는 그 점에서 문 전 대표조차도 한계를 가졌다고 봐요. 제가 이야기하는 진보적인 성향의 정당으로 야당이 재탄생하려면 지도자가 중요하거든요. 그러나 문 전 대표조차도 그런 정도의 진보성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거죠. 그게 바로 참여정부 때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한다’는 비판을 받은 원인이었죠.. 그 한계점을 지금 문 전 대표를 비롯한 소위 친노 세력들이 고스란히 가진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이 사람들은 말로는 계속 진보인 양하면서, 끊임없이 조중동을 보기 때문에 프레임 속에서 못 벗어나요. 그동안 조중동이 필리버스터 중단하라고 얼마나 많이 공격했나요? 거기에 응한 거예요.” 

- 어제 더 민주당의 중단이 알려지면서 정의당이 반발해서 정진후 원내대표와 심상정 대표가 쓰러질 때까지 갈 것이라고 했지만 의외로 짧았어요.

“정의당으로서는 생각이 있었겠죠. 왜냐면 이미 거대 야당이 그만두기로 한 상황에서 정의당에서 2명이 아무리 열심히 한들 며칠을 버틸 수 있겠어요? 기껏해야 1명이 24시간씩 2일인데, 그걸로 끝입니다. 결국, 정의당은 그런 식으로 해봐야 보여주기밖에 안 될 것이란 생각 때문에 짧게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인데, 모르죠. 개인적으로는 쓰러지는 순간까지 그래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을 보여줘야 하지 않았겠냐는 생각은 해요.”

- 정의당이 그렇게 나왔다면 더 민주당에서 중단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조금 힘을 얻고 입장이 달라졌을 수도 있을 거란 아쉬움이 있어요.

“맞아요. 지금 정의당도 3당 생활을 되게 오래 했잖아요. 제일 의석수가 많았을 때가 19대에서 통합진보당이 13석 정도 얻었을 땐데 교섭단체를 단 한 번도 구성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지금은 5명 정도로 국회에서 발언권이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어차피 자기들이 어떻게 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무기력증에 정의당도 빠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어제 필리버스터도 구색 맞추기 차원에서 그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요.” 

“김종인 풍찬노숙 야당생활 해본적 없어…전권 위임 문제 있어”

- 지난 1월 더 민주당이 김종인 대표를 영입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셨어요. 현재는 어떠세요?

“김 대표의 영입을 높이 평가한 것은 일단 선거를 경제문제로 돌리겠다는 의지 같은 게 보였어요. 김 대표 말 대로 이번 선거는 여권의 경제적 실정에 대해 평가하는 선거로 가는 게 맞아요.

그런데 영입해놓고 자꾸 조건이 달라져요. 뭐냐면 김 대표는 선출된 사람이 아니고 더군다나 여당의 비대위원을 지낸 사람이에요. 그러나 이 사람에게 지금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당권을 줬어요. 이게 과연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더군다나 지금 비대위가 공천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다 접수하는 상황이 전개됐거든요. 전 납득이 안돼요. 김 대표는 훌륭한 사람이죠. 성장주의 이데올로기가 대한민국 사회를 지배하던 시절에 경제민주화를 끊임없이 환기시켰고 그 영역을 개척해왔단 점에서 높이 평가합니다. 그렇지만 이분 또한 그동안 야당생활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분 아니에요? 물론 17대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을 하셨지만 풍찬노숙하며 야당생활은 안 했어요, 그리고 안타깝지만, 이분은 야당보단 여당 쪽에 훨씬 오랫동안 머무른 분이에요.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 20대 총선 정책공약 전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금은 2016년이잖아요. 이분의 생각이 시대정신과 부합하느냐에 대해서도 다소 의문입니다. 당의 전권을 줄 정도로 그렇다고 동의하기는 쉽지 않거든요. 이 분은 말 그대로 경제민주화를 대표하는 분으로서 보완하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게 지금 더 민주당이에요. 그런데 이분에게 모든 걸 다 맡기는 건 문제가 있고 이건 아니죠.” 

- 그럼 문재인 전 대표의 사퇴는 어떻게 보세요?

“문 전 대표의 사퇴라는 게 문재인과 친노에 대한 반발이고 저도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 저도 참여정부를 많이 비판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반발은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이미 자기에 대해 엄청난 비토를 했던 사람들이 탈당한 상황에서 단지 추가적인 탈당을 막기 위해서 그런 식으로 사퇴한 건 무책임하다고 봐요. 김 대표 영입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면 탈당 사태 전에 김 대표를 영입하지 그랬어요?” 

- 지난 23일 김광진 의원의 필리버스터 시작으로 일주일 대한민국은 필리버스터 열풍이 불었는데 이유는 무엇으로 보세요?

“필리버스터 열풍은 간단하죠. 지금까지 아무런 존재감이 없던 야당이 처음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그게 국민에게 들리기 시작한 거예요. 더군다나 선거를 앞두고 있잖아요. 아무리 언론이 북풍 몰이를 하더라도 선거일정은 다가오고 국민으로서도 정치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시기입니다 사상 유례가 없는 필리버스터가 전개되니 국민은 여기에 관해 관심을 가진 것이고 야당의원들의 발언을 들으면서 이게 진정성이 있고 야당이 그동안 아무것도 안 한 줄 알았는데 이 사람들도 나름 능력 있는 사람도 있고 괜찮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이 된 것이잖아요. 그러면서 야당을 다시 보자는 운동이 불기 시작한 거죠.

▲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지난 2월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 3번째 주자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의 장면을 생각했거든요. 새누리당이 임시국회 열어서 독자 처리하면 야당은 힘이 없어서 국민을 못 지켜줬다고 울며 호소하는 방법이 있어요. 반면 어제처럼 우리가 중단할 테니 나에게 화살을 쏘라는 장면과 어떤 것이 더 국민에게 호소력이 있나요? 새누리당도 독자처리는 하겠지만 사실 매우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그 부담을 야당이 스스로 해결해주니 얼마나 좋겠어요.” 

- 문제는 총선입니다. 필리버스터 중단이 총선에 영향을 줄 것 같은데.

“당연히 영향을 준다고 봐야죠. 그래서 저도 울분에 차있는 거죠, 저는 이 필리버스터 중단으로 실망한 야권 지지층이 상당히 많을 겁니다. 수도권에서 초박빙 승부를 하는데 이 사람들이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퍼센티지는 된다고 봐요. 따라서 실망감을 새로운 기대감으로 마련해 줄 수 있는 뭔가 새롭고 획기적인 돌파구가 없으면 무너질 수 있다고 봅니다.” 

- 다른 당도 예기해보죠. 새누리당은 지난달 29일 40명 살생부 존재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어요.

“이제 선거 앞두고 친박, 비박 간의 말 그대로 이전투구 들어간 거예요. 아주 단적인 예입니다. 이런 알이 앞으로도 또 터질 수 있을 거예요. 왜냐면 이들이 철학을 중심으로 모인 집단이 아니고 이해관계 위주로 모인 집단이잖아요. 물론 그 점에서 일관성은 있어요. 그래서 이런 일은 늘 터지지만 언론을 장악한 여당이다 보니 이런 부분이 덜 부각되죠.

그리고 또 하나는 김무성 대표가 계속 철수정치 하잖아요. 이번에도 사과하고 적당히 넘어가잖아요. 앞으로도 공천이 완전히 끝나고 후보등록 마칠 때까지 이런 식의 이전투구는 언제든 또 터질 수 있다고 봐요.” 

- 김무성 대표는 계속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는데 계획적인지 아니면 무서워서일까요?

“그건 전면전을 붙어서 자신이 이길 수 없다고 보는 상황에서 자기 세를 모으는 취지에서 슬쩍 흘린단 말이에요. 그리고 반응을 보는 거죠. 자기를 지지하는 세가 확산되고 확보되면 그걸로 상황을 뚫어보겠다는 건데 오히려 흘렸다가 친박의 반발만 키워서 바로 꼬리를 내리는 행태를 보이잖아요. 이건 정치를 정책을 가지고 자기가 대표하는 사람들의 경제적인 실리를 확보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여러 세력 간의 주도권을 잡는 싸움으로만 생각을 하다 보니 하는 일이죠. 그런면에서 야권도 똑같은 거예요.

그나마 새누리당은 표를 얻기 위해 국민들 앞에서는 감언이설로 현혹하지만 당선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거나 언제 그랬냐고 호통을 칩니다, 그러나 야당은 너무 신사기 때문에 국민 앞에서 감언이설도 못 해요. 감언이설 했다가 들통나면 역풍 분다고 여당에 질질 끌려가는 모양을 지금까지 반복해오는 거죠.” 

“국민의당 잡탕, 반대를 위한 반대자들…안철수 정치 감각 ‘無’”

- 국민의당 창당 한 달이 되었어요. 그사이 이상돈 교수와 정동영 전 의원을 영입해 반등을 노렸으나 떨어진 지지율은 정체 상태인데.

“지금 국민의당을 보면 정체성이 뭔지 얘기 안 할 수 없어요. 이 교수는 정 전 의원 오면 안 간다고 했던 사람인데 둘이 함께 들어갔어요. 이 사람들 생각이 다르다는 걸 누구나 알잖아요.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과 보수 성향이 섞인 잡탕, 플러스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계속하던 사람들이에요.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이 정당이 잘될 리가 없죠. 그래서 처음부터 내부 다툼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정당에 어떤 국민이 어떤 지지를 보내겠어요?

더군다나 새로 영입하는 인사들이나 들어간 인사를 보면 새 인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요. 시대적으로 이미 흘러간 인물들로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줘서 기대를 살릴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잖아요. 맨 처음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할 땐 뭔가 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잖아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안 대표의 진면모와 한계를 누구나 다 봐왔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 기대치가 전부 사라진 겁니다. 그러니 국민의당 지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 브리핑실에서 야권연대 통합 반대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안 대표가 얼마나 정치적 감각이 없는지 이번 창당을 하며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입니다, 자기가 당을 만들면 새로운 인물이 오고 정치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안 대표가 몇 년 동안 정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을 느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어요? 그리고 그 이후 전개되는 상황들, 즉 그 당에 합류하는 사람들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런 사람들이니 여기에 대해 얼마나 지지를 보낼까요? 지지율 하락은 당연하다고 봐요. 더군다나 소선거구제잖아요. 자기 표를 사표로 만드는 건 싫어합니다. 바람이 잘 불면 지지율이 쭉 오르지만, 역풍이 불면 순식간에 빠집니다.” 

- 이번에 비례대표가 줄어서 정의당은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은데.

“네. 그래서 안타깝죠. 비례대표도 줄고 국민의당까지 나오는 바람에 지금 언론에서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그전엔 야당이 하나뿐이라서 간혹 정의당까지 묶어서 언론에서 보도했거든요. 그러나 지금은 언론에서도 사라졌죠. 정의당으로서도 새롭게 변모하지 않으면 당분간 어렵지 않나 싶어요.” 

- 김종인 더 민주당 대표가 야당 통합을 제의했어요.

“도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돌아간다는 거죠. 웃기지 않나요. 왜 갈라섰다가 또 합칩니까? 승자는 결국 비주류네요. 문 대표를 쫓아내고 김종인과 박영선으로 대표되는 비주류가 당을 장악했잖아요. 거기에 합당하면 들어오는 사람들이 또 자기 자리 내놓으라고 할 텐데요.” 

- 총선 전망을 해주세요.

“지금으로써는 비관적입니다. 야당이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일을 하지 않으면 어렵죠. 의석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 같아요. 다 합하면 140석 가까운데 더 떨어질 거예요. 새누리당도 실점하긴 했지만, 문제는 야당이 대안으로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 데에 계속 실패하기 때문에……. 지금으로써는 2012년보다 오히려 더 전망이 안 좋아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