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곽병찬 대기자가 “이제라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청원하자”고 제안했다.

곽병찬 대기자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벨평화상을 최고의 영예로 간주하는 건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할머니들이야말로 최적의 수상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6년 노벨평화상 후보자로 추천된 인물 중 시리아 난민을 구조하는 데 앞장섰던 그리스 여러 섬의 ‘이름 없는’ 주민들과 배우 수전 서랜던이 포함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곽 대기자는 이에 대해 “평범한 이들이 실천으로 옮긴 선의와 인간에 대한 예의가 동시대의 여러 사람의 공감을 얻은 것이니 그 자체로 울림이 크다”고 평가하며, 동시에 “이 소식을 들으면서 ‘위안부’ 할머니들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해지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곽 대기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청원 하자고 제안한 이유에 대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인류 역사상 인간이 당할 수 있는 최악의 인권유린을 당한 희생자인 동시에 온갖 멸시와 따돌림 속에서도 그런 인권유린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인권과 평화의 지킴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할머니들은 역사의 법정에 병들고 찢겨진 몸을 전쟁범죄의 살아있는 증거로 내어놓았다”며 “할머니들은 벌써 20~24년 동안 평생 짊어지고 살아온 병마와 그리고 이제 늙은 몸을 이끌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쟁과 여성 인권유린을 증거했다”고 부연했다.

또 “할머니들이 원하는 것은 가해자에 대한 복수를 넘어, 더는 그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끔 전쟁 없는 세상, 인간이 인간을 존중하는 세상 곧 평화였다”며 “그 상징이 24년 째 매주 수요일마다 가해자에게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며 계속되고 있는 평화의 수요집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누가 세계 평화를 위해 이보다 더 치열한 삶을 살았다 하겠나. 그리스의 이름 없는 어부와 할머니들을 노벨상 후보자로 추천한 것은 그리스 지식인들이었다고 한다”며 그들의 온라인 청원에 1일까지 63만 명이 서명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곽 대기자는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한국의 지식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 땅에 과연 지식인이 있기라도 한 것인지, 아니면 참다운 이웃이 있기라도 한 것인지, 마음 속으로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다”는 심경을 전했다.

한편,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 ‘sung*******’는 “백번 공감한다”면서 “노벨상의 권위와 영예가 세상에 할머니들의 생애를 이해하고 세상에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데 충분히 보탬이 될 것”이라고 호응했다.

또 다른 네티즌 ‘Keum*******’는 “그렇게 좋은 생각을 좀 더 빨리하지 그랬냐”고 아쉬움을 표하며, “2017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금이라도 청원하면 되니까 격하게 찬성한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앞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일 자정(현지시간)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접수를 마감했다. 노벨평화상위원회는 각국 1000여명의 전문가에게 서한을 보내 후보 추천을 받는다. 위원회는 오는 29일 첫 회의를 열고 10월에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