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 위안부 피해 이용수, 김복동 할머니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정부의 범죄사실 인정, 번복할 수 없는 명확하고 공식적인 사죄, 사죄의 증거로서의 배상 등을 세계인과 함께 요구할 것이라 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시민단체들이 10억엔 국민기금 모금운동에 나선 것과 관련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 협의회 대표는 “김복동 할머니도 성금을 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14일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김복동 할머니가 ‘나랑 20명이 같은 위안소에 있었는데 나만 살아남았다. 나도 비록 피해자이지만 손잡기 재단에 나도 그 20명의 할머니와 손잡겠다. 나도 성금을 내겠다’라고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383개와 시민 335명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을 발족했다.

이들은 ‘12.28 위안부 합의’는 무효라며 재협상을 위한 전국행동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또 일본이 10억엔(103억원 상당)의 피해자 지원 기금 제안을 거부하고 대국민 모금운동을 통해 ‘손잡기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할머니들이 범죄 인정도 않고 법적 배상도 아닌 10억엔 받지 않겠다고 하신다”며 “모금을 통해 재단을 만드는 활동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참가 단체와 시민들 현황에 대해 윤 대표는 “계속 더 들어오고 있다, 현재까지 400여 단체가 넘었고 개인들도 벌써 500명이 넘었다”면서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진상규명과 올바른 역사교육이 이행될 때까지 거리캠페인, 세계 1억인 서명 운동, UN 국제사회에 알리는 활동 등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정대협 수사 여부와 관련해선 윤 대표는 “아직은 수사 받으러 오라는 연락은 없었다”며 “언론보도가 약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노컷뉴스>는 14일 경찰이 정대협을 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었다. 경찰은 신고된 인원을 초과한 집회의 위법성을 거론하며 “출석요구서 발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4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서울지방경찰청은 “수사를 현재 하는 건 아니다”고 말을 바꿨다.

25년째 계속되는 수요시위에서 그간 경찰의 태도에 대해 윤 대표는 “집회 참가자들이 중고등학생, 대학생, 초등학생까지 다양하고 외국에서 오신 분들도 많기 때문에 경찰들과 협력하며 지내온 공간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90년대 초에는 집회가 굉장히 제한돼 있었고 시민단체들이 많이 올 때는 무장한 경찰이 가로 막기도 했었다”며 “95년 이후에는 경찰이 적극적으로 전기선도 끌어주고 크리스마스 날이면 할머니들이 경찰에게 양말을 선물하기도 하고 정말 가족처럼 아름답게 진행돼 왔었다”고 설명했다.

또 “국회의원들, 심지어 정부 공무원들도 함께 와서 연대했던 공간”이라며 “위안부 문제를 담당하는 부서가 권익증진국인데 권익증진국장이 함께 참여하기도 했었다”고 밝혔다.

▲ 지난 2011년 8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982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정기 수요집회'에 참가한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 김무성 전 원내대표,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 민주당 신낙균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 대표는 “새누리당 의원들도 왔는데 정몽준 의원 경우는 일부러 새누리당 의원들 모시고 와서 수요집회 끝나고 할머니들에게 식사도 대접했다”며 “할머니들도 감사해하고 ‘아, 그래. 우리 문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함께 공감하고 있구나’ 하는 지지와 격려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2011년 8월 11일 제982차 수요시위에는 당시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 김무성 전 원내대표,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 김을동 미래희망연대 의원, 민주당 신낙균‧최영희 의원 등이 참석했었다.

이어 윤 대표는 경찰이 출석요구서를 보내면 출석해 당당히 조사를 받을 것이라면서도 “가장 타격을 입을 것이 바로 정부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피해자들의 최소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마저도 없애려는 것이 어떻게 정당하다고 인정받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