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잊히는 게 두려워]
- 소녀상을 지키는 뜨거운 청년들을 위하여

누가, 내 기억을 팔아먹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내 귀에 속삭여주렴
청동 소녀가 털목도리를 두른 채 울고 있었어
나는 잊히는 게 두려워!
 

누가, 내 기억을 갉아먹고 있는지
들은 사람은
내 입술에 대고 알려주렴
청동 소녀가 외투를 걸친 채 울고 있었어
나는 잊히는 게 두려워!
 

누가, 우리의 기억을 지우고 있는지
본 사람은
내 눈을 보고 말해주렴
청동 소녀가 맨발로 울고 있었어
나는 잊히는 게 두려워!
 

기억이 망각의 손을 잡고 중얼거렸어
나는 잊히는 게 두려워!
나는 어제보다 오늘이 두려워!
죽은 쇠에 산 자의 옷을 입히면서 아흔 살 먹은 소녀가 혼잣말로 일러주었어
나는 잊히는 게 두려워!
 

* 이것은 망각과 벌이는 겨울전투다.
기억하는 대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대중의 기억이 역사를 일으켜 세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