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go발뉴스 팟캐스트 <정윤희·곽현화의 빨간책>이 뉴욕 한인방송 K-라디오에 진출했다. 또 <빨간책> 송년특집 공개녹음 방송이 오는 28일 수요일 저녁 7시 홍대 go발뉴스카페에서 진행된다. 65만 독자가 열광한 화제작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지은이 채사장이 출연해 신간 <시민의 교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 정윤희(이하 정) : 오늘의 뜨거운 책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빨간책 북토크 시간입니다~!
오늘은 빨간책 성탄특집으로 화천에서 살고 계시는 이외수 작가님을 뵈러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로 왔습니다.
암을 이겨내시고 최근 <자뻑은 나의 힘>이라는 책을 내신 이외수 작가님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이외수(이하 이) : 안녕하세요? 이외수입니다.
◆ 곽현화(이하 곽) : 트위터에 암투병 하시는 모습에 독자들이 많이 슬퍼하고 기도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건강해 보이세요.
◇ 이 : 네 지금은 활동하기에 별로 불편함은 없습니다. 거의 완치된 상태인데, 조금 힘든 일을 하면 피로도가 다른 때 보다 많이 높아진다는 것 이외에는 별로 불편함도 없고, 못 느낍니다.
◆ 정 : 위암으로 위를 다 잘라 내셨다고요.
◇ 이 : 무위 자연인이 되었습니다. 하하. 처음 문학상을 받았을 때, 당선소감 첫 줄이 ‘위장에게 미안하다. 너무 많이 굶겨서.’ 이렇게 썼었는데요, 정말 위에게는 미안했습니다. 전부 잘라 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의사가 암세포가 전이되지 않도록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이 좋다고 해서요. 완전히 드러내야한다고 해서 굉장히 미안했습니다. 위에게 고생만 시키고, 즐겁게 해준 적이 없다는 생각 때문에 수술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족들하고 고기 집에 가서 고기 파티를 했습니다.(웃음)
◆ 곽 : 위암이라는 것을 병원에서 판정받은 후 오히려 밝은 색 옷을 입으시고, 헤어스타일도 젊은 스타일로 바꾸시고, 생활 패턴을 바꾸셨다고요.
◇ 이 : 제가 가족들과 고기파티를 하고 나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잘랐습니다. 머리가 길어서 의료진이 고생할 것 같았어요. 머리가 치렁치렁 허리까지 내려오고, 코에다가 호흡기를 꽂아야 하는데, 콧수염도 있고. 불편하실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급적이면은 그쪽이 부탁하기 전에 내가 잘라 버리자. 그리고 이제는 어쨌든 간에 외모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나의 트레이드마크 하고도 흔쾌히 결별할 때가 왔구나. 미용실 가서 머리부터 잘랐습니다.
◆ 정 : 식사는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 이 : 잘 합니다. 많이는 못 먹죠. 위가 없기 때문에요. 메추리알 두 개 분량으로 하루 8번씩 먹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은 양이 두 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보통 식사로 먹습니다.
◆ 정 : <자뻑은 나의 힘>은 암투병 이후에 나온 첫책인데 감회가 다를 것 같은데요.
◇ 이 : 네 그렇습니다. 제가 암을 극복하고 첫 책입니다. 특히 애정이 가죠. 사실은 저를 위해서라기보다 독자를 위해서 쓴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 아픔보다는 남의 아픔을 헤아리는데 주력했어요. 특히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힘과 용기를 주고 싶은 생각에서요. 3포, 5포를 거쳐서, 9포까지 이르렀습니다. 인생의 전체를 포기하다 시피 한 그런 세대가 되어 있죠. 안타깝습니다.
◆ 정 : 이 방송이 빨간책 성탄특집으로 나가는데요. 성탄절을 맞이해서 빨간책 청취자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은 무엇인가요?
◇ 이 : 성탄절 하면 축제 분위기여서 들뜨기 쉬운데, 사실 요즘은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연말연시 분위기가 올해처럼 안 나는 해는 드물었던 것 같아요.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이런 찬송가도 있습니다만 그냥 기쁘기만 할까요? 제가 생각할 때 예수라는 성현이 태어나기 위해서 그때 2살 3살 되는 같은 나이 또래 되는 어린이들이 많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그 어머니들은 가슴이 어땠을까요. 우리 사회에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봤으면 합니다. 모두 행복한 성탄절이 되길 바랍니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