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명예회손 혐의로 기소된 산케이 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이 17일 오후 무죄를 선고 받은 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행적’ 의혹을 보도했다가 불구속기소된 가토 다쓰야 일본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이 1심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8일 “법리에 의한 기소가 아니라 철저하게 정치적인 기소”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대해서 부정적인 기사를 쓴 것에 대해 어디서 압력을 넣었든 또는 검찰 스스로가 판단했든 그 판단에 근거해서 기소를 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또 무죄가 나올 것을 알면서도 기소했을 것이라며 “세계적인 추세나 우리나라의 판례들을 봤을 때 당연히 무죄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유죄 판결이 났다면 외교적인 파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수가 있다”며 “전 세계 모든 언론단체들이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언론이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해야 되는데 그 부분을 보장해 주지 않으면 언론 자유는 엄청나게 침해를 당하게 된다”며 “고위공직자나 고위에 있는 사람들이 명예훼손으로 언론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를 갖는 것은 엄청나게 위험하다”고 강력 경고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가토 전 지국장의 무죄판결은 당연하다며 애초 꺼리도 안되는 걸 기소한 이유를 분석했다.

우선 “괴롭히기”라며 “비판자를 수사 받고 재판받게 함으로써 심신을 지치게 하고, 불안에 시달리게 하고, 비용도 엄청 들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의 행적을 보도한 일본 <산케이신문> 온라인판 기사.

또 “‘겁주기, 찬물끼얹기’로 다른 대통령 비판자를 쫄게 하고, 내부검열을 강화하여 반대의견을 위축”시킬 목적이며 “‘충성과시, 출세하기’로 이렇게 검찰권 남용한 자는 출세한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계속 충성시스템을 공고화”하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한 교수는 “이는 경‧검찰을 권력시녀화하고, 국민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것이니, 아주 나쁜 횡포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재판부 ‘가토 발언 타당한 건 아냐’ 굳이 설명 덧붙여…월권”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재판부가 가토 전 지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굳이 그의 발언이 “타당하고 적절하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을 꼬집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동근)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의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전 지국장에 대해 17일 무죄를 선고하며 “재판부가 이같이 판단한 것은 검사가 기소한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가토 전 지국장의 행위가 타당하고 적절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잘못된 사실을 기초로 공직자를 희화화하는 행동이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 사건이 건전한 언론 풍토가 조성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 교수는 “이걸 왜 재판부가 말하는지”라며 “기소는 명예훼손 여부를 묻는 건데, 재판부는 유무죄 판단과 더불어 발언의 타당성과 적절성까지 ‘굳이’ 설명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한 뒤, 부가적으로 “타당하고 적절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는 식의 도덕적, 사회적 판단‘까지’ 덧붙이는 것은 월권이 아닌지”라며 “그럼 가토 씨의 행위가 “무죄일뿐만 아니라 타당하기도 하다”라고 말하면 ‘불법’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