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물 한 모금 안마시고 13일째 단식 농성 중이지만 제도권 언론들이 외면하고 있어, 일반 시민부터 사회 저명인사까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휴근(트위터 아이디 ‘춘몽’, 44)씨는 부정선거 의혹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작년 12월 27일부터 70일 넘게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해왔고, 지난 3월 4일 정오부터 16일 현재 13일째 완전 단식 농성 중이다.

▲ 13일째 물 한 모금 안 먹고 단식 농성 중인 정휴근(44)씨. ⓒ'go발뉴스'

정씨는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15일 ‘go발뉴스에 “괜찮다. 버틸만하다”라면서도 인터뷰 중 앉아있는 모습을 보이질 못했다. 정씨는 특정 단체와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그 어떤 단체, 카페, 모임과도 관련돼 있지 않다”며 “얼마 전까지 생업에 종사하던 평범한 일반 시민이다.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명승권 박사는 ‘go발뉴스’에 “우리 몸의 60%는 물이다. 이중 15%이상 손실되면 전반적인 몸 대사에 영향을 미처 장기가 제 역할을 못하게 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며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일주일 이상 수분을 섭취하지 않는 것은 의학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정씨가 2주 가까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물도 끊은 ‘완전단식’을 하고 있지만 제도권 언론에서는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일반 시민부터 사회 저명인사까지 언론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변상욱 CBS 대기자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시민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의 정의와 공정함을 위해서 자기의 목숨을 걸고 이렇게 긴 시간 뭔가를 요구한다면 신문에 한 줄이라도 날 만한데 나지 않는다”며 “우리 언론에서는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변 기자는 “언론이 잘못 보도해서 망가지고, 언론이 외면한 걸 이야기하다 망가지고, 다들 입을 닫고 있는 문제를 얘기하다 망가지고, 언론이 이야기를 안 해주니까 목숨을 걸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공공성과 공정함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협회 김후용 목사는 15일 ‘go발뉴스’에 “한국 언론은 자본에 잠식된 상태다. 또한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언론은 정의를 추구하고 진실을 파헤치고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목사는 “언론이 이렇게 죽어있어서야 어떻게 한국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겠냐”며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자본에 잠식된 상태가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13일 트위터에서 “한 사람이 10일째 물도 마시지 않고 단식 중이라고 한다”며 “원수도 물에 빠지면 일단 건져 준 다음 응징과 용서를 따지는 것이 인지상정. 사람이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무관심할 수는 없다”고 새누리당을 질타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14일 “우리들, 여러분, 학생 한 명 한 명, 그리고 춘몽님 너무 소중한 사람이다”며 “부디 부디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자신을 지켜달라”고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소설가 서해성 성공회대 교수도 15일 “춘몽의 입술은 까맣게 말라 들어가고 있다, 그에게 봄꿈@ch00nmOng은 오직 한 가지다”며 “당장은, 우선 그를 살려내고자 하는 일이 여러 사람들의 [슬픈 봄꿈]이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정씨가 걱정돼서 직접 보러 왔다는 50대 한 남성은 15일 ‘go발뉴스’에 “(정씨가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을) 지지하지도 맞는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이 사람 사는 사회라면 이대로 방치할 순 없다”며 “한국 언론은 장악된 것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될 정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 엄혹했던 전두환 정권시절에도 김영삼씨가 단식할 때 신문지상에는 ‘재야인사의 식사문제’ 등 단편적으로나마 보도가 됐었다”며 “지금은 멀쩡한, 앞길이 구만리 같은 한 젊은이가 죽어가고 있는데도 어느 방송에서도 보도되고 있는 걸 못 봤다. 한국에 언론이 있는 겁니까”라고 반문했다.

트위터에는 “아무 것도 안 먹고 13일을 버티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 너무 한다. 춘몽이 죽어 가고 있다”(pa****), “침묵하고 있는....민주당, 문재인, 집권여당, 방송, 언론사들! 춘몽을 살려 내시요!! 당장, 움직여 국민들의 의혹과 한을 풀어 주시요!! 이것이, 긴급 속보닷!!!”(es****), “현직 신문 기자라는 사람에게 "춘몽" 단식투쟁에 물어보니 듣느니 처음이란다. 그런 일이 있냐고 되묻는다. 한심한 언론의 현주소다”(go****)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